무대 1m 때문에… ‘아트센터 인천’ 준공 또 제동

입력 2016-02-10 21:23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짓고 있는 ‘아트센터 인천’ 콘서트홀(사진) 이 준공을 앞두고 무대를 1m 늘리는 문제로 또다시 난관에 봉착했다. 인천은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세계적 수준의 공연장을 짓겠다는 취지로 아트센터와 오페라하우스 등이 어우러진 대규모 문화단지 조성에 착수했으나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애물단지 취급을 받아왔다.

10일 인천시와 인천아트센터㈜에 따르면 2616억원이 투입돼 오는 3월 말 준공을 앞둔 아트센터의 무대를 일부 변경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시됨에 따라 60억원을 들여 추가 공사를 해야 할지를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1759석 규모의 아트센터 무대는 폭 20m, 길이 12m 규모로 아시아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연주자 100명이 무대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설계됐다.

그러나 인천시립교향악단 정치용 상임지휘자 겸 예술감독은 지난달 25일 전문가 등이 참여한 현장실사 과정에서 피아노 협주를 위한 공간 확보가 안돼 연주자들의 동선이 불안하다는 이유로 무대를 현재 12m에서 앞쪽으로 1m가량 넓혀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최근 세계적인 추세가 발레를 비롯한 다양한 협연이 많기 때문에 무대 공간을 충분히 확보해야 하는 데도 피아노가 무대 밖으로 나오는 상황이어서 앞줄 좌석을 뜯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아트센터 측에서도 “오는 10월 개관공연을 미루더라도 120∼130년 전 공연장 모델이 아닌 미국 월트디즈니홀 같은 현대식 공연장을 본받아 완벽한 무대를 만드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무대를 1m 정도 넓히는 문제에 대해 전문가마다 의견이 달라 어려움이 많다”며 “콘서트홀에 문제가 생기면 고치면서 사용하자는 전문가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트센터 관계자는 “사용하면서 고칠 경우 더 많은 예산이 들기 때문에 신축 단계인 지금 고치는 게 효율적”이라고 반발했다.

아트센터를 포함한 문화단지 사업은 2005년 안상수 전 시장 당시 계획을 수립해 추진됐다. NSIC(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가 주변 개발이익으로 문화단지 사업을 추진키로 했으나 미국발 금융위기로 2012년 1월부터 2013년 11월까지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다행히 지난해 7월 아파트 1861가구에 대한 분양이 성공하면서 개발이익금 2616억원으로 아트센터를 완공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2단계인 오페라하우스(1439석)와 뮤지엄(2만373㎡)은 2020년쯤 개관 목표를 잡아놓고 있지만 비용 조달 문제로 공사를 계속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분위기가 적지 않다. 게다가 아트센터도 완공 후 운영비용을 어떻게 충당할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