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궤적 6분 만에 놓친 軍

입력 2016-02-10 20:53 수정 2016-02-10 22:16
군 당국이 9일 북한 장거리 미사일의 페어링(덮개)을 공개했다. 지난 7일 제주 서남방 해역에서 수거한 이 물체에는 일련번호로 추정되는 숫자가 파란색 글씨로 쓰여 있다. 국방부 제공
공군의 조기경보기 ‘피스아이’가 지난 7일 임무를 마치고 김해기지로 귀환하고 있다. 피스아이는 이날 오전 9시31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을 1분 만에 탐지했다. 연합뉴스
해군 이지스 구축함이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 미사일을 6분 만에 놓치고, 분리된 2단 추진체 추적에도 실패했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의 미사일 탐지능력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0일 군에 따르면 공군의 조기경보기 ‘피스아이’가 지난 7일 오전 9시31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궤적을 최초 포착했으며, 서해의 해군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도 거의 동시에 장거리 미사일 궤적을 잡아냈다.

앞서 2012년 4월 13일 감행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같은 해 12월 12일 ‘은하 3호’ 발사 때도 맨 처음 궤적을 탐지한 것은 서해안에서 대기하던 이지스 구축함이었다. 그러나 지난 7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쏘아 올려진 ‘광명성 4호’는 발사 6분 만인 오전 9시36분쯤 제주 서남방 해역 상공에서 우리 군 이지스 구축함 레이더망을 벗어났고, 한때 북한이 발사에 실패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

9일 오전까지 한·미 공동기술평가를 진행한 국방부는 “평가 결과 전체 이지스 레이더 장비는 정상 작동했고, 능력범위 내에서 정상적으로 탐지·추적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지스함에는 탄도미사일 방어 기능이 없어 레이더가 미사일 궤적을 정확히 잡아내기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평 이동과 달리 목표물이 앞에서 뒤로 이동할 경우 레이더 간 연결이 원활치 않다는 것이다. 당국은 이지스 체계의 성능 향상을 위해 평가결과를 미국 록히드마틴 이지스센터로 보내 세부분석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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