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9일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인터뷰 영상을 또 공개했다. “롯데그룹의 후계자는 신동주”라는 내용이다.
신 전 부회장은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경영권 다툼이 시작된 지난해 7월 말 이후 수차례 비슷한 내용을 주장해 왔다. 이날 일본어 웹사이트(http://www.l-seijouka.com) ‘롯데 경영 정상화를 요구하는 모임’에는 ‘롯데 창업자 신격호의 긴 인터뷰’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속 신 총괄회장은 카디건을 어깨에 두른 채 탁자 맞은편에 앉아 인터뷰에 응했다.
신 총괄회장은 “경영권 문제로 롯데가 흔들리고 있다. 롯데홀딩스(롯데그룹 지주회사 격) 후계자에 관한 생각을 들려 달라”는 질문에 “장남인 신동주가 후계자이고 이건 일본, 한국 마찬가지 아닌가. 이것이 상식이다. 다른 사람이 하면 신용이 없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측은 10일 “신 전 부회장 측은 신 총괄회장이 자신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편집된 인터뷰 동영상을 이미 작년에도 공개한 바 있다”며 “경영권은 이사회나 주주총회를 통해 결정되는 것이지 녹취록이나 동영상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은 3월 말 성년후견인(의사결정 대리인)이 필요한지 따지기 위한 정신 감정을 앞두고 있다. 재계에선 신 전 부회장이 동영상을 통해 “아버지가 자신의 의사를 명확히 밝힐 수 있는 상태”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이 여러 정황에서 의심받고 있어 이번 동영상이 성년후견인 심리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전망이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신동주 ‘신격호 동영상’ 또 공개
입력 2016-02-10 2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