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국내 주식시장의 업종·종목별 성적표는 어땠을까. 지카바이러스 테마주인 유니더스 주가가 가장 많이 올랐고, 기관투자가는 삼성카드 주식을 제일 많이 사들였다. 건설업종 주가도 이란발(發) 훈풍에 호조를 보인 반면, 유망주로 꼽히던 전기차 관련주는 저유가와 중국발 악재에 힘을 못 썼다.
콘돔 제조업체 유니더스 주가는 올해 첫 거래일(지난달 4일) 시가 3295원에서 이달 5일 종가 1만1850원으로 무려 259.64% 폭등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지난 2일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되고서도 40% 넘게 급등해 결국 5일에 거래가 정지됐다. 유니더스는 중국 수출 추진 이슈가 호재로 작용한 데다 지카바이러스가 성 접촉을 통해 전파된 사례가 나옴에 따라 테마주로 엮어 주가가 치솟았다.
다른 지카바이러스 테마주도 돋보이는 수익률을 냈다. 모기 기피제를 판매하는 명문제약 주가가 89.66% 올라 유가증권시장 상승률 1위, 전체 시장 4위를 기록했다. 관련 백신을 개발 중이라고 밝힌 진원생명과학도 41.12% 상승해 유가증권시장 8위에 올랐다.
반도체 업체 윈팩(99.29%)과 원두커피 업체 한국맥널티(93.04%)도 괄목할 만한 수익률로 각각 전체 2, 3위에 랭크됐다.
기관투자가가 올 들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카드로, 순매수액이 1조5603억원에 달했다. 최근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 전량을 삼성생명이 인수한다는 소식 때문에 기관이 대거 달려든 것으로 보인다. 기관이 두 번째로 많이 매수한 종목은 포스코(2666억원)였다. 반면 기관이 제일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셀트리온으로, 순매도액이 1936억원으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업종은 건설업(15.47%)이었다. 이란 경제 제재가 풀린 데 따른 수혜 기대감이 건설주 주가를 끌어올렸다. 반면 지난해 급성장하며 올해의 기대주로 주목받던 전기차 관련주는 저유가 장기화에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 이슈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한풀 꺾였다. 올 들어 삼성SDI 주가가 15.88%, LG화학이 8.37% 하락했다.
한편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 투자를 위한 대기성 자금인 고객예탁금이 올 들어 2조원이나 줄었다. 이에 대해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자본시장실장은 “투자자들 사이에 주식 거래를 회피하려는 경향이 커졌다고는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연초 국내 증시 성적표] 올 주가수익률 1위 유니더스… 기관 최다 매수종목 삼성카드
입력 2016-02-10 2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