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 여학생 10명 중 3명은 어른이 됐을 때 자녀가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드시 자녀가 있어야 한다는 청소년은 10명 중 5명에 불과했다. 성인 미혼남녀는 ‘자기 발전을 위해’ 결혼하지 않은 경우가 가장 많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저출산·고령사회 대응 국민인식 및 욕구 모니터링’ 보고서를 10일 공개했다. 미래 가임세대인 청소년(중1∼고2) 1179명과 성인 남녀 1000명을 조사한 결과다.
청소년들은 ‘어른이 되면 반드시 자녀가 있어야 한다’는 항목에 대해 21.2%가 ‘아니요’라고 답했다. ‘그렇다’고 답한 청소년은 55.2%뿐이었다. ‘아직 모르겠다’는 응답도 23.6%나 됐다. 자녀가 없어도 된다는 생각은 여학생일수록, 고학년일수록 강했다. 여학생은 28.7%가 자녀가 없어도 된다고 했다. 고교 2학년은 35.0%가 자녀가 필요 없다고 했다.
자녀가 없어도 되는 이유로는 ‘내 일에 전념하고 싶어서’(29.8%)가 가장 많았고 ‘양육비 및 교육비 부담’(26.8%) ‘부모 역할 부담’(12.3%) 순이었다.
청소년들은 ‘결혼을 하지 않아도 살아가는 데 문제가 없다’는 항목에도 52.6%가 동의했다. 여학생은 62.7%가 이에 찬성했다. ‘하고 싶은 일을 위해 결혼을 안 할 수 있다’ 역시 63.6%가 동의했다.
성인 미혼 응답자에게 결혼하지 않은 이유를 물었을 때 ‘자기 발전을 위해서’가 35.9%로 가장 많았다. ‘집 장만이 어려워서’(14.8%) ‘고용이 불안정해서’(12.7%) ‘결혼생활과 일을 동시에 할 수 없어서’(11.8%)가 뒤를 이었다. 여성은 ‘자기 발전을 위해’(39.0%)에 이어 ‘결혼생활과 일을 동시에 할 수 없어서’(18.0%)를 미혼 이유로 가장 많이 꼽았다. 남성은 ‘집 장만이 어려워서’(19.0%)가 두 번째로 많은 이유였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노력해야 할 부문으로는 ‘양육의 경제적 부담 등 재정 부문’(35.7%)이 가장 많이 지목됐다. 사교육비 경감 및 공교육 정상화(25.9%) 가족 친화적 고용문화 조성(20.8%)이 뒤를 이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女 중·고생 28.7% “자녀 없어도 된다”
입력 2016-02-10 2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