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가 가속화됨에 따라 배치 후보지와 시기, 효과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10일 “한·미 양국 간 협의가 마무리된 뒤 이르면 본토에 배치된 사드를 1주일 이내에 한반도에 전환배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내 배치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사드는 미 본토에 4개 포대, 괌 미군기지에도 1개 포대가 배치돼 있다. 미군은 2019년까지 2개 포대를 더 배치해 총 7개 포대를 운영할 계획이다. 미 본토에 배치된 포대들을 그대로 둔다면 한반도에 배치되는 사드는 2019년까지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북한의 추가도발과 중국 입장변화에 따라 배치 시기가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사드 한반도 배치는 현재 군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구축 중인 킬체인·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의 약점을 보완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군이 보유한 미사일 방어체계는 현재 고도 10∼15㎞에서만 방어가 가능한 패트리엇미사일(PAC-2)과 40㎞까지 미사일 요격이 가능한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철매 Ⅱ(M-SAM)뿐이다. 고도 40㎞ 이상으로 접근해오는 적 미사일은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L-SAM)로 파괴할 계획이지만 L-SAM은 2020년대 중반이 돼야 전력화된다. 사드 배치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사드는 탄도미사일이 낙하하는 단계에서 파괴하는 방어체계로 고도 40∼150㎞ 대응할 수 있다. 북한 미사일 공격에 대해 중첩방어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사드 1개 포대가 배치되면 한반도의 2분의 1이상 방어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전체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2개 포대가 필요한 셈이다.
사드는 사격통제를 지휘하는 교전통제소와 미사일을 탐지하는 레이더(AN/TPY-2), 발사대와 요격미사일로 구성된다. 사드 1개 포대는 6개의 발사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1개 발사대당 8발의 요격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다. 30분 안에 요격미사일 재장전이 가능하다. 요격미사일은 48개가 장착된다. 레이더는 전방전개모드(FBR)와 종말모드(TBR)로 운용되나, 한반도에 배치되는 것은 600∼800㎞ 탐지가 가능한 종말모드만 적용된다. 중국의 반발을 줄이기 위해서다.
배치지역으로는 주한미군기지가 있는 평택과 원주 군산 대구 부산 등이 거론된다. 국방부는 미군기지 이외 지역도 검토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드 배치가 기본적으로는 해외주둔 미군 보호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미군기지 가운데 한 곳이 될 가능성이 크다. 사드의 레이더가 정상적으로 작동되기 위해서는 고도 5.5㎞, 전방3.6㎞까지 장애물이 없어야 한다. 레이더에 의한 유해전자파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이들 조건을 만족시킬 만한 지역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용 부담에 대해 국방부는 부지 및 기반시설은 한국 측이, 배치 및 운용비용은 미국 측이 부담한다고 밝혔다. 도입비용은 약 1조원으로 예비 유도탄 확보까지 하려면 1조5000억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운용비용은 최대 6조원까지 든다는 설이 있었지만,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그렇게까지 많이 들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일각에서는 사드가 사실상 발사 후 수분 만에 남한지역에 떨어지는 북한 미사일을 방어하는 데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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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美서 한반도로 1주일이면 이전 가능
입력 2016-02-10 20:32 수정 2016-02-11 0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