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득점을 했을 때나 우승했을 때 펼치는 세리머니는 스포츠의 또 다른 볼거리다. 애국심과 결부되면 강렬한 메시지를 준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미국과의 조별예선에서 동점골을 넣은 안정환이 그랬다. 그는 골을 넣은 직후 그해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안톤 오노(미국)의 할리우드 액션을 빗댄 ‘스케이팅 세리머니’를 동료들과 펼쳐 국민적인 공감을 샀다.
지난 7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코츠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장하나(24)는 ‘검객 세리머니’를 펼쳐 화제가 됐다. 그는 우승 직후 퍼터를 칼처럼 3∼4바퀴를 돌리고 칼집에 넣듯 어깨에 낀 뒤 갤러리에게 무릎을 꿇으며 인사했다. 네 차례의 준우승 끝에 거둔 첫 승에 어울리는 세리머니였다. 개막전 김효주(21)의 우승에 이은 잇단 승전보였지만 ‘사무라이 세리머니’로 명명된 LPGA 투어 홈페이지 기사가 국내 팬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그는 “처음엔 ‘검(sword) 세리머니’라고 표현했는데 잘 이해하지 못하기에 공식 인터뷰에서 ‘사무라이 스타일’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검객도 있지만 한국 검객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실제로 그는 초등학생 때 해동검도 4단증을 딴 검객이기도 하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즐감 스포츠] 장하나의 ‘사무라이 세리머니’
입력 2016-02-10 17: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