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최진철號 ‘스피드 축구’ 맛보기

입력 2016-02-10 21:46

포항 스틸러스의 최진철(사진) 감독이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최 감독이 선보인 ‘스피드 축구’가 K리그 클래식(1부 리그)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거라는 기대를 모은다. 하지만 몇몇 과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파괴력 없는 전술에 그칠 수도 있다.

포항은 9일 포항스틸야드서 열린 하노이 T&T(베트남)와의 2016 ACL 플레이오프에서 3대 0으로 승리하며 본선에 진출했다. 하노이는 지난해 ACL 플레이오프에서 FC 서울에 0대 7로 대패한 팀이다. 이런 하노이가 포항을 꺾을 것으로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팬들의 관심은 최 감독이 펼쳐 보일 전술에 쏠렸다. ‘라인 브레이커’ 김승대(옌볜 FC)를 비롯해 공격자원 고무열(전북 현대), 박성호(울산 현대)와 멀티플레이어 신진호(서울) 등이 팀을 떠났기 때문에 포항은 변신하지 않을 수 없었다. 최 감독은 ‘스틸타카(스틸러스+티키타카)’라고 불리는 아기자기한 패스 축구에 스피드를 접목시켰다.

단신이면서 발이 빠른 심동운(169㎝)과 문창진(170㎝)은 각각 왼쪽 측면 공격수와 2선 중앙 공격수로 출격해 ‘스피드 축구’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특히 심동운은 전반 34분과 후반 17분, 후반 39분 오른발 슈팅으로 3골을 몰아쳐 팀의 해결사로 떠올랐다. 그러나 수비의 안정감과 선수들 간 호흡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최 감독은 “내용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소기의 성과를 이뤘다”며 “빠른 경기 운영이 미흡했는데 측면과 중앙에서 좀 더 빠른 플레이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