母女 보험설계사 우연재 팀장·새내기 김민진씨 “싫은 내색 않고 최선 다하는 엄마 자랑스러워요”

입력 2016-02-05 19:46
4일 경기도 이천시 창천동 삼성생명 설봉지점 사무실에서 우연재 팀장(왼쪽)과 딸 김민진씨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곽경근 선임기자

“어릴 때 엄마가 저녁 8∼9시쯤 일을 마치고 집에 오셔서 소파에 앉자마자 바로 꾸벅꾸벅 조시는 모습을 많이 봤어요. 그땐 왜 그러시는지 몰랐는데 이젠 알 것 같아요.”

스물넷 김민진씨는 요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깜짝 놀라곤 한다. 어릴 때 항상 늦고 피곤해하던 엄마의 생활을 자기가 똑같이 답습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김씨는 엄마의 직장 후배가 됐다. 정신없이 바쁘게 일하는 모습을 보면 가끔 짠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싫은 내색 한 번 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엄마가 자랑스럽다.

어머니 우연재(48) 삼성생명 경기도 이천 설봉지점 팀장은 잘나가는 설계사다. 경력이 23년이니 인생의 절반 가까이 보험 일을 한 셈이다. 고객만 1000명이 넘는다. 지난해부터 모녀는 같은 사무실, 그것도 옆자리에서 함께 일하고 있다.

민진씨에게 엄마는 가장 좋은 멘토다. 그가 엄마의 길에 동행한 것은 우연이었다. 지난해 승무원 시험 면접에서 민진씨는 너무 떨렸다. 답변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당연히 붙을 줄 알았던 딸이 낙방하자 엄마는 “사람을 많이 만나면서 자신감을 키우는 게 좋겠다”며 설계사 일을 권했다. 딸처럼 내성적이었던 자신도 설계사를 하면서 삶이 변했다는 말과 함께.

민진씨는 처음엔 보험일이 썩 내키지 않았다. 낯선 사람에게 보험을 권유하는 게 겁이 나기도 했다. 이젠 생각이 달라졌다. ‘엄마처럼 되기’가 이제 그의 바람이다. 집에선 여느 엄마와 비슷하다. 하지만 일터에서는 달랐다. 고객을 대할 땐 당장 보험에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로 전문적이고 꼼꼼하게 설명하는 엄마의 모습에서는 프로라는 느낌이 물씬 풍겼다.

“엄마가 몇 년 전 공황장애 증상으로 고생하셨어요. 하지만 고객을 끝까지 책임지기 위해 엄마는 몸을 추스르고 회사로 돌아가셨죠. 책임감을 가지고 즐겁게 일하시는 모습을 보면 저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 엄마지만 존경스러워요.”

고객을 만나러 다니면 엄마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때가 많다. 오래된 고객들이 “엄마처럼만 하면 성공할 테니 열심히 해보라”는 말을 하면 괜히 뿌듯해진다.

일을 시작하고 엄마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말은 “고객이 너와의 약속을 어겨도 상처받지 말라”였다. 20여년 일하면서 숱한 마음의 단련을 통해 엄마가 얻은 결론이다. 이는 보험설계사 후배이자 딸이 사회에서 상처받지 않고 잘 견뎌내길 바라는 진심을 담은 말이기도 하다. 처음엔 이 말의 의미를 전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성공하는 보험 일을 배워가면서 조금씩 깨달아가고 있다. 민진씨는 영원한 멘토인 엄마에게 설을 맞아 꼭 할 말이 있다. “엄마 사랑해요. 그리고 너무 자랑스러워요. 이 세상 누구보다도.” 이들의 이야기는 삼성생명 보험설계사 모집 광고에 담겨 지난달부터 방송되고 있다.

이천=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