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간의 제법 긴 설 연휴가 시작됐다. 총선을 앞둔 설 연휴는 늘 전국 곳곳에서 선거 얘기가 꽃을 피우기 마련이다. 그래서 정당이나 예비 후보들은 이 기간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무던 애를 쓴다. 후보들은 출마 지역의 민심이 어떤지 들어보기도 하고, 반대로 자신의 장점을 적극 알리는 기회로 활용하기도 한다. 이른바 입소문을 내 홍보하는 전략은 상당히 힘을 발휘하곤 한다. 이렇듯 설 연휴 기간은 정치인들에게 좋은 기회다.
또한 설 연휴 기간은 유권자들에게도 유익한 공론의 장이 돼야 한다. 이번 기간에 전국에 퍼진 유권자들이 국회의원 자질에 관해 의견 교환을 많이 해볼 것을 권한다. 모두들 이번 19대 국회가 최악이라고 입을 모은다. 막말, 저질 발언, 갑질 행태 등 자질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의원, 공직자로서 필요한 최소한의 책임감마저도 없는 함량 미달 의원, 도덕성이 모자란 의원 등이 적지 않은 게 우리 정치의 현실이다.
거기에다 지역주의에 물들어 국가 전체 이익보다는 당선이나 지역 이익에만 매몰돼 있는 의원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이 국회에서 일하게 된 것은 그런 사람들을 뽑아줬기 때문이다. 이제는 같은 고향 사람이라고, 집안과 아는 사람이라고, 같은 학교를 나왔다고 무조건 표를 찍어주는 정치적 후진성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각 지역 예비 후보들의 자질을 놓고 토론을 벌이는 공론의 장에서는 고향의 정을 듬뿍 나누되 지역색을 배척하고 잘못된 온정주의를 멀리하며 ‘우리가 남이가’ 식의 끼리끼리 문화를 타파하는 의견들이 오가야 한다. 유권자들의 건강한 의식이 정치 수준을 향상시킨다는 말은 진부하지만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프랑스 정치사상가 알렉시 드 토크빌은 “모든 민주주의에서 국민은 그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는 명언을 남겼다. 유권자 수준이 정치 수준이라는 뜻이다. 연휴 기간 선거 얘기를 하면서 깊이 새겨야 할 경구다.
[사설] 정치인과 유권자, 민심 새겨듣고 가려듣기를
입력 2016-02-05 16: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