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의 소두증(小頭症)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바이러스의 임신부 감염 사례가 유럽에서도 처음 나왔다. 지카바이러스 창궐 지역을 방문했다가 감염되는 사례가 늘자 세계보건기구(WHO)는 해당 지역을 방문한 사람들의 헌혈을 받지 말 것을 각국에 권고했다.
4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과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 등에 따르면 스페인 보건부는 최근 콜롬비아에서 돌아온 스페인 국적의 임신부가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동북부 카탈루냐 지역에 사는 이 임신부는 콜롬비아 여행 후 증상을 보였으며 검사 결과 지카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여성은 임신한 지 13∼14주가량 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부는 이 여성이 지카바이러스가 확산된 콜롬비아에서 감염돼 스페인으로 돌아온 것으로 추정했다. 이 여성을 포함해 스페인의 지카바이러스 감염자는 총 7명이지만 대부분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카바이러스가 퍼진 지역을 방문한 외지인이 감염되는 사례가 늘고 브라질에서 수혈을 통한 감염 사례 2건이 보고되자 WHO는 발생국 방문자들의 헌혈을 받지 말라고 당부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도 4일부터 중남미 국가에 갔다 온 이들에 대해 28일간 헌혈을 받지 않기로 했으며 캐나다혈액서비스(CBS)도 지카바이러스 발생국 방문자는 귀국 후 21일 동안 헌혈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
콜롬비아에서는 지카바이러스와 연관된 사망 사례 3건이 발생했다. 알레한드로 가비리아 콜롬비아 보건장관은 “마비 질환인 길랭 바레 증후군을 앓던 지카바이러스 감염 환자 3명이 사망했다”고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에 말했다.
길랭 바레 증후군은 환자의 면역 체계가 신경계를 공격해 신체 마비를 일으키는 증상이다. 지카바이러스가 이 증후군을 유발한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최근 중남미에선 지카바이러스 창궐과 함께 이 질병 환자도 급격히 늘고 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유럽 임신부 지카바이러스 감염 첫 확인… 콜롬비아서 귀국 후 확진
입력 2016-02-05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