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에 성공한 ‘빅 보이’ 이대호가 귀국했다. 한층 날렵해진 모습에서 미국 무대 도전에 대한 강한 의지가 돋보였다.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이대호는 당당했다.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는 물론 40인 로스터도 보장받지 못한 마이너리그 계약이었지만 발걸음엔 자신감이 넘쳤다. 이대호는 “마이너리그 계약이라고 하지만, 사실 25인 안에 들지 못한 선수는 모두 마이너리그 아닌가”라며 “나는 지금 가장 밑바닥에 있다. 올라갈 일만 남았고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사실 이대호는 다년 계약을 원했다. 그러나 한국 무대와 일본 무대를 평정한 이대호임에도 미국에서의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이대호는 “다년 계약을 원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인정하면서도 “잘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내년에 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 1년 동안 (나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 본다”고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이대호는 비자가 나오는 대로 애리조나 피오리아로 건너가 25인 로스터 진입을 위한 경쟁에 들어간다. 그는 “(팀에) 좋은 선수가 많고 경쟁해야할 부분이 있지만 당당하게 경쟁하겠다”며 “한 달 동안 계약 문제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운동도 열심히 했다. 더 많이 노력했기 때문에 자신 있다”고 전했다. 이대호는 “열심히 웨이트도 하며 살을 많이 뺐다. 미국에선 뚱뚱하다고 생각하는데 날렵한 모습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대호는 미국으로 떠나기 전보다 10㎏이상 몸무게를 감량했다.
이대호의 현실적 경쟁 포지션은 1루수다. 지명타자엔 아메리칸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 넬슨 크루스가 있다. 이대호는 “시애틀이 우타 1루수를 원한다고 했고 나도 관심이 있었다. 시애틀이 원하는 우타 1루수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대호가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에 진입하면 데뷔전은 동갑내기 추신수가 몸담고 있는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경기가 된다. 이대호와 초등학교 동창인 추신수는 이대호에게 야구를 권유했던 인연을 갖고 있다. 이대호는 “개막전을 신수 팀이랑 한다고 들었다. 로스터에 들게 되면 밥을 먹으면서 많은 조언도 얻고 해야 할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한편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구도 기미야스 감독은 시애틀행을 확정지은 이대호에 대해 진한 아쉬움을 전했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닛칸스포츠는 구도 감독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가 그간 좋은 성적을 냈던 이대호가 없는 것에 대한 아픈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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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05 19:11 수정 2016-02-05 19: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