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국방 “비상한 정신적·물리적 대비태세 유지하라”… 軍, 최대 사거리 80km ‘천무’ 실사격 훈련

입력 2016-02-05 19:09
신형 다연장로켓(MLRS)인 ‘천무’가 지난 3일 차량형 이동식 발사대에서 불을 뿜으며 솟구쳐 오르고 있다. 천무는 유사시 북한군 장사정포를 무력화할 핵심 전력으로 사용될 계획이라고 5일 육군은 밝혔다. 육군 제공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준비가 진척됨에 따라 군도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5일 위기상황평가회의를 열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라고 주문했다. 또 육군은 북한 포격도발 시 북한 장사정포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신형 다연장로켓(MLRS) ‘천무’의 실사격 훈련을 공개했다. 하지만 군이 함경북도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현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하고 사실상 어려운 북한 미사일 낙하체 요격 가능성을 거론하며 호언장담하고 있어 군의 대비태세에 대해 의구심이 일고 있다.

한 장관은 “현 상황은 매우 엄중하다”며 “비상한 정신적, 물리적 대비태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 임박 징후와 발사 상황을 실시간 포착할 수 있도록 빈틈없는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군은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비해 지상에 그린파인레이더와 해상에서는 이지스 구축함에 SPY-1 레이더, 공중에서는 조기정찰감시기 ‘피스아이’ 등 군이 가동할 수 있는 한·미 연합 감시·정찰자산을 통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비해 서해상에서 임무수행 중인 이지스함 서애류성룡함 함장 김성한 대령은 화상통화에서 “어떤 도발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각오로 임무를 수행하겠다”며 “발사 시 신속히 추적, 전파하겠다”고 한 장관에게 보고했다. 합참과 각 군은 다양한 시나리오를 상정해 미사일 발사 시 대응 작전을 점검했다.

국방부가 뒤늦게 위기상황평가회의를 열어 국방부와 합참, 각 군 대비태세를 점검한 것은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이 요격 미사일 패트리엇(PAC-3)을 이동시키는 등 적극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 홍보하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 군의 대응 방안은 미온적으로 비치는 게 사실이다.

육군은 지난 3일 천무 실사격 훈련을 했다고 공개했다. 천무는 군이 2009∼2013년 국내 기술로 개발한 뒤 2년의 시험기간을 거쳐 지난해 8월부터 실전배치됐지만 그간 공개되지 않았다. 천무는 단발 또는 연속으로 12발을 발사할 수 있으며 최대 사거리는 80㎞에 달한다. 기존 군이 사용하던 MLRS ‘구룡’보다 사거리가 배 이상이다. 특히 천무의 고폭탄은 공산오차(목표물 타격 가능 거리)가 15m밖에 안될 정도로 정밀 타격이 가능하다. 분산탄은 300여개의 자탄을 발사해 축구장 3배 면적을 순식간에 초토화할 수 있다. 군은 천무를 전방부대에 집중 배치해 유사시 북한군 장사정포를 무력화하는 핵심 전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백령도 등 서북도서에는 올해 안에 배치를 완료할 예정이다.

군은 북한이 태양절(16일) 이전에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장병들의 피로가 누적되지 않도록 작전과 휴식을 탄력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군은 설 연휴기간에도 비상대기체제를 유지한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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