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독자께 ‘요리’를 드립니다] “사랑·자비, 성령의 9가지 열매로 빚었습니다”

입력 2016-02-05 18:51 수정 2016-02-05 19:06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토요판은 지난달 9일부터 미션 오피니언 지면에 독자들이 직접 색칠할 수 있는 ‘그림 있는 말씀’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매회 신문지면의 빈 공간을 아름답게 채워 보내주시는 실력 있는 독자들 덕분에 이번 지면도 볼거리가 더욱 풍성해졌습니다. 설을 앞두고 미션라이프가 차린 떡 상자 그림을 형형색색으로 ‘요리’한 독자들의 솜씨와 설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봅니다.

‘이 주의 수작’은 서울 동대문구 제기로의 전명자(57·순복음강북교회) 집사님의 작품입니다. 전 집사님은 지난 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너무 부족한 작품인데…. 선정해줘서 감사합니다”라며 연신 감사를 전했습니다. 지난달 30일 신문을 보다 떡 상자 그림이 단번에 눈에 띄어 직접 색칠해 보냈답니다.

부업 삼아 한복 도안을 그리고 수놓는 솜씨 때문인지 작품 표현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보자기엔 섬세하게 주름까지 표현했으며 떡과 고물도 하나하나 테두리를 둘러 생동감 있게 그렸습니다. 특이한 점은 떡 위에 ‘사랑’ ‘자비’ ‘양선’ 등 성령의 9가지 열매와 ‘사랑’ ‘행복’ ‘말씀’ 등의 단어를 적은 것입니다.

“성령의 열매가 우리 가족 모두에게 맺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그림을 색칠했어요. 기도하는 마음으로 칠한 거지요.”

전 집사님은 한 해 제사를 14번 지냈던 ‘종갓집 맏며느리’입니다. 매해 명절엔 음식 준비로 분주했지요. 가족 중 신앙을 가진 이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상을 차리면서 마음으로 기도했다고 합니다. 어르신과 가족에게도 믿음이 생기길 바라는 기도였지요. 몇 년 전부터는 예전처럼 거하게 상을 차리진 않지만, 그림을 색칠하면서 그때 생각이 났다고 했습니다.

“명절 음식이 화려하잖아요. 떡 고명을 색색으로 칠하면서 기도하며 요리하던 예전 생각이 났습니다. 지금은 몸이 안 좋아 설을 지낸 후 병원에 입원해 명절을 제대로 쇠긴 힘들겠지만 주님께서 함께하신다는 마음으로 담담히 지냅니다.”

새해엔 두 딸이 믿음의 가정을 만나 행복한 생활을 꾸려나가는 게 소망이라는 전 집사님에게 하나님의 평안과 치유의 손길이 깃들길 기도합니다.

또 다른 수작은 경남 창원시 성산구의 창간독자 심상백(58·한길교회) 장로님의 작품입니다. 현재 창원남중학교 교감인 심 장로님은 ‘그림 있는 말씀’을 계기로 20여년 만에 ‘색칠공부’를 했답니다. 떡 상자 그림에 색을 입히면서 국어교사로 학급 담임을 맡아 환경미화를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고 하시네요.

6남매 중 차남인 심 장로님은 이번 설 연휴에 근처 사는 형의 집을 찾을 계획입니다. 그간 모셨던 어머니께서 얼마 전 돌아가셔서 올해는 맏형 집에서 모인다고 하네요. 베트남 선교사로 있는 누님과 서울 사는 동생 빼고는 모두 근처에 살아 이번 명절을 기해 두루 방문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심 장로님의 형제자매는 모두 하나님을 믿는 ‘믿음의 가정’입니다. 중학교 1학년 때 교회를 다닌 심 장로님은 현재 학교 안에 있는 한길교회의 장로가 됐으며 큰누님은 권사, 작은 누님은 선교사가 됐습니다. 형은 그보다 장로 장립을 먼저 받아 그와 같은 교회를 다니며 섬김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심 장로님은 최근 한국어교사 2급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은퇴 후 계획한 선교 사역을 준비하기 위해서인데요. 혹시 도움이 될까 싶어 한국사 자격증도 같이 취득했다고 합니다.

“새해 소망 제일 첫 번째는 학원 복음화예요. 교직원과 자녀들이 신앙생활 잘하는 것도 기도제목이고요. 앞으로도 다음세대를 바르게 키우고 신앙을 잘 전수하기 위해 정성을 다하고 싶습니다.” 교직 경력 29년, 지금도 배움의 열정이 가득한 심 장로님이 은퇴 후 인생도 원활히 준비하길 응원합니다.

세번째 수작은 이택만(87·창동교회) 권사님 작품입니다. 이 권사님 손녀 이상지(30·여의도순복음교회)씨가 대신 응모하셨는데요. 사인펜과 색연필로 화려한 원색을 촘촘히 칠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상지씨는 “할머니가 미적 감각이 뛰어나고 색칠하는 걸 좋아하셔서 매일 컬러링북에 색을 칠하신다”며 “어머니가 마침 신문을 보고 할머니께 그림을 가져다 드렸는데 예쁘게 완성해 주셔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이 권사님께서 거동이 힘들어졌다는데요. 얼른 쾌차하셔서 자녀, 증손주와 함께 즐거운 연휴 보내시길 기도하겠습니다.

미션라이프 토요판을 사랑해주시는 전국의 독자 여러분, 모두 즐거운 설 보내세요.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