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 범죄 꼼짝마”… 메달리스트들 치안현장 투입

입력 2016-02-04 21:42
김완수 김경중 황희태 임수정 정경미 윤기목 이연수 허준녕 순경(왼쪽부터)이 지난 3일 충북 충주 중앙경찰학교에서 정복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들을 포함해 총포·화약, 정보화 장비 등 각 분야 전문가 311명으로 구성된 제286기 특채 경찰관은 5일 신규 임용된다. 연합뉴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석권하며 여자태권도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임수정(29) 등 스포츠 메달리스트들이 5일 경찰 배지를 달고 전국 치안 현장으로 나간다.

경찰청은 이날 오후 충북 충주 중앙경찰학교에서 무도 특채자 50명 등 286기 특채경찰 311명의 순경 임용식을 거행한다고 4일 밝혔다. 이들은 1년간 지구대에서 근무한 뒤 전문 분야별로 전담부서에 배치된다. 무도 특채자는 5년간 강력계 형사로 일하게 된다.

경북 경산에서 현장 생활을 시작하는 임수정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09년 덴마크 세계선수권대회 등에서 모두 정상에 오른 ‘태권여제’다.

이번 순경 임용자 중에는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태권도와 유도에서 각각 금메달을 딴 허준녕(29)과 황희태(39)도 있다. 지원 당시 허준녕은 경기 김포시청 소속 선수, 황희태는 여자유도 국가대표팀 코치였다. 이들은 각각 서울과 충남 천안에서 지구대 생활을 한다.

한국 여자유도 중량급 ‘간판스타’ 정경미(31)도 이들과 무도 특채 동기다. 정경미는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에서 각각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2연패를 했다.

금메달리스트들이 경찰에 몰리는 이유는 뭘까. 지난해 경찰 무도특채는 올림픽 등 국제대회 메달리스트나 국내 전국대회 대학부 이상 개인 우승자만 지원할 수 있게 했는데도 경쟁률이 9.8대 1이었다. 지원자 492명 중 45명이 국제대회 메달리스트였다.

경찰청 인재선발계 관계자는 “경찰 위상과 처우가 많이 개선됐고 승진시험도 더 빨리 볼 수 있게 되면서 메리트(장점)가 커진 걸로 보인다”고 했다. 시청 등 공공기관 소속으로 활동한 경력은 호봉으로 인정해준다.

운동선수들은 대개 계약직인 데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현직에서 물러나게 된다는 점 때문에 안정된 직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국제대회 메달리스트에게 매달 지급되는 연금은 최대 100만원이다. 공무원이면서 강한 체력을 요구하는 경찰은 이런 선수들에게 가장 적합한 직업 중 하나다. 허준녕은 “여건이 너무 좋았고, 특기를 잘 살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