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테러조직 ‘알누스라 전선’을 추종해온 인도네시아인 압둘라 하심(33·구속기소)이 2002년 발리섬 폭탄테러를 일으킨 무장단체의 사상교육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에 입국한 후 번 돈을 시리아 지하드 조직원에게 활동자금으로 지원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김재옥)는 4일 추가로 확인된 압둘라의 테러조직 지지 정황을 법원에 양형자료로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테러방지법이 제정되지 않아 테러 추종 혐의로 처벌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압둘라는 2014년 7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1800여만 루피(200여만원)를 지하드 자금 모집책으로 추정되는 3명의 계좌에 11차례에 걸쳐 송금했다. 이 돈은 시리아에 거주하는 인도네시아인 사업가를 거쳐 내전에 참전한 지하드 전사에게 지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송금 행위가 공중협박(테러)자금 조달 금지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검토하고 있다. 압둘라가 일본에 체류 중인 다른 인도네시아인에게 알누스라 전선 깃발을 보낸 사실도 확인됐다.
또 압둘라는 인도네시아에 있을 때부터 이슬람 무장단체 ‘제마 이슬라미야’와 지도자 아부바시르를 추종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지 정보기관이 국가정보원에 이런 사실을 알려왔다고 한다. 1990년 결성된 제마 이슬라미야는 테러조직 알카에다 등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2002년 10월 202명이 숨진 발리섬 폭탄테러를 주동했다.
압둘라는 검찰 조사에서 미국 9·11테러에 대해 “미국이 이슬람을 공격하기 위해 만든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파리 테러에 대해선 “프랑스가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려고 꾸민 것”이라며 “테러 희생자를 추모하는 건 과도하다”고 진술했다.
압둘라는 2007년 10월 취업비자로 제주도에 입국한 뒤 충남 아산 등지의 제조업 공장에서 일했다. 알누스라 전선 조직원들과 채팅으로 연락을 하다 2014년 6월 가담했다. 시리아 입국도 시도했지만 가족 반대로 실행하지 않았다고 한다. 페이스북에 알누스라 추종 글과 사진 등을 올렸다가 우리 사정 당국의 추적을 받아왔다. 지난해 12월 출입국관리법 위반, 총포·도검·화약류 단속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12월 기소 테러조직 추종 印尼인 지하드 활동자금 지원 정황 포착
입력 2016-02-04 2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