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요격” 장담하지만… 현 무기체계론 사실상 불가능

입력 2016-02-04 21:03
미국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는 3일(현지시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위성사진을 판독한 결과를 밝혔다. 미사일 발사대는 지난달 25일 촬영 때와 별다른 변화가 없었지만 주변 건물에선 활발한 활동이 포착됐다. 38노스 홈페이지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준비에 돌입함에 따라 우리 군의 움직임이 긴박해지고 있다. 군은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 미사일의 잔해가 우리 영공·영해·영토로 진입할 경우 요격할 태세도 갖추고 있다. 북한의 해상 및 포격 도발에 대비한 훈련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군이 현재 보유한 무기체계로는 빠른 속도로 낙하하는 미사일 잔해나 파편을 요격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4일 “자위권 차원에서 응당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북한 장거리 미사일 잔해 일부가 우리 영토에 낙하할 경우 요격하도록 방공 작전태세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국제해사기구(IMO)에 통보한 바에 따르면 장거리 미사일은 백령도 상공과 제주도 남방 해역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이 미사일이 비정상적으로 발사되면 우리 영공을 침입할 수도 있다. 정상적으로 비행할 경우에도 1단계 로켓의 파편이나 잔해가 우리 영해나 영토에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군은 지상배치 요격미사일 패트리엇(PAC-2)과 해군 이지스함에 탑재된 SM-2 미사일을 활용해 요격에 나설 예정이다. PAC-2 미사일은 파편형 유도미사일로 고도 15㎞ 이하로 접근하는 물체의 가까이에서 폭발해 파괴한다. SM-2 미사일은 고도 20㎞까지 타격할 수 있다. SM-2는 영해에 침범하는 미사일이나 낙하물체를 방어하게 하고, PAC-2는 서해 쪽 영토로 들어오는 미사일이나 낙하물체를 요격한다는 게 군의 계획이다.

하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 미사일은커녕 낙하물체 파괴도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미사일 잔해나 파편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데다 두 요격미사일의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군은 PAC-2를 탄도탄 요격이 가능한 PAC-3로 개량하고 있지만 2018년에야 완료된다. PAC-3는 적 미사일에 직접 충돌하는 유도탄으로 파괴력이 훨씬 크다. 또 함상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선 요격 고도가 높고 정확도가 향상된 SM-3가 필요하지만 우리 군의 도입 계획은 아직 없다. 문 대변인은 “가용 능력을 완벽히 갖추지 않았지만 제한된 범위에서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방공작전 태세를 강화했다고 호언했지만 사실상 막을 방법이 없는 셈이다.

한 군사 전문가는 “군이 2012년 12월 12일 은하 3호 궤적을 빠른 시간에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정찰·감시 능력은 뛰어나지만 요격 능력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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