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30대그룹 사장단 만난 산업부 장관 “규제 과감히 풀겠다… 투자 앞장서달라”

입력 2016-02-04 21:25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30대 그룹 사장단과의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삼성, 현대차, LG 등 30대 그룹 사장단과 첫 간담회를 가졌다. 산업부 장관과 30대 그룹 사장단의 간담회가 열린 건 2014년 1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주 장관은 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민간의 과감한 투자가 조기에 성과로 나타나는 데 모든 정책역량을 집중하겠다”며 과감한 규제개혁과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날 간담회는 전날 정부가 내놓은 단기 부양책에 기업이 보조를 맞춰줄 것을 주문하기 위해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단기부양을 위해 대기업의 1분기 투자확대를 독려하겠다고 했다. 또 승용차에 대한 개별소비세 재인하에 더해 자동차 업계에 추가할인·홍보강화 협조를 요청하고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항공기 노선 신규·증편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연구·개발(R&D) 투자 확대도 독려했다.

주 장관은 이날 “수출 활력 회복, 투자확대 및 사업재편에 30대 그룹이 선도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참석한 기업 최고경영자(CEO)들도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산업경쟁력 강화와 수출활력 회복을 위한 해법 마련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정부에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활용 확대, 에너지 분야의 전력 소매판매 확대 허용, 이란시장 진출 지원 등 다양한 요구사항을 쏟아냈다.

사물인터넷(IoT) 등 융복합 사업 투자 분야에서는 포지티브 규제시스템을 네거티브 시스템으로 전환해 달라는 주문도 많았다.

에너지 신산업은 한국전력, 기기공급회사, 금융부문이 협력해 해외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산업부가 주관하는 전력제도 개선과 관련해 신재생 에너지의 전력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있었다.

정유업계는 원유를 들여올 때 공동구매를 하면 단가를 낮출 수 있으므로 국가적인 차원에서 계획적으로 공동구매 제도를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적합업종 재지정 문제가 화두인 식품산업 분야는 해외기업과의 역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외에도 효성그룹은 탄소섬유 분야는 R&D 클러스터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정부에 전달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냈다.

주 장관은 기업들의 건의에 적극적인 수용·검토 의사를 표명했다. 한 기업 사장이 “가전제품은 IoT에 연동하면 대기전력이 필요해 에너지 등급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고 애로사항을 털어놓자 주 장관은 “즉시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이란시장 진출을 위한 다각적 지원과 플랜트 수출을 위해 AIIB를 활용하는 방안 등 공동사업 발굴도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사도 전달했다.

주 장관은 “앞으로 30대 그룹과는 반기별, 주요 투자기업들과는 매월 간담회를 개최해 기업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경련은 이달 말 개최 예정인 산업부 장관 주재 주요 투자기업 간담회를 계기로 올해 30대 그룹 투자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세종=서윤경, 노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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