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버튼 누를 준비 착착… 38노스 “동창리 발사장 최종 점검 정황 포착”
입력 2016-02-04 21:05
북한이 서해 동창리 발사장에서 장거리 미사일의 로켓 추진체를 최종 점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아직 발사체가 최종 조립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감시망을 확대하고 있다.
북한은 국제기구에 통보한 오는 8일 이후 언제든지 미사일을 쏠 수 있도록 준비를 마무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와 함께 북한이 서해상에서 대규모 사격 훈련을 실시하고, 북방한계선(NLL) 인근 무인도에 화력과 감시장비를 설치하는 등 군사적 위협 수위를 높인 것으로 확인됐다.
4일 군 당국과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에 따르면 동창리 발사장에서 발사대에 로켓 추진체를 올리기 전 최종 테스트를 진행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지난 1일 찍힌 위성사진 판독 결과 추진체의 각 연결부위를 점검하고 하부 시스템을 테스트하는 ‘수평 작업 건물’ 주변에서 대형 버스 등 차량 움직임이 드러난 것이다. 정부는 로켓 조립을 위한 막바지 준비가 진행 중이거나 조립 초기 단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38노스는 “당장 임박한 징후를 보여주는 활동은 없지만 발사대와 지지탑 일대의 상황으로 볼 때 북한이 예고한 대로 발사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며 “언제든지 예고 없이 실험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사이트는 지난 1일(현지시간) 촬영한 ‘에어버스 디펜스 앤드 스페이스’의 위성사진을 입수해 이를 판독했다.
일본 NHK는 이날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동해안 쪽에서 탄도미사일을 실은 이동식 발사대가 이동하는 것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2014년 3월 이동식 발사대를 이용해 노동미사일(추정) 2발을 발사했고, 이들은 650㎞를 날아간 뒤 동해에 떨어졌었다. 방송은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어 관계국이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우리 군 당국은 “아직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할 만한 동향은 없다. 외신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안다”며 이를 부인했다.
이와 함께 북한은 미사일 발사 준비에 발맞춰 서해상의 군사적 긴장 상태도 고조시키고 있다. 북한군은 최근 연평도에서 서북쪽으로 4.5㎞ 떨어진 갈도에 사격진지를 건설하고 122㎜ 견인 방사포를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거리 20㎞인 이 방사포는 북한군이 2010년 연평도 포격 당시 사용한 무기다.
군 관계자는 또 “북한군이 연평도 북방 아리도에 감시장비를 추가로 설치해 운용 중인 것이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이 섬 역시 연평도에서 동북쪽으로 12∼13㎞ 떨어진 무인도다. 북한군은 이곳에 고성능 영상감시장비를 설치하고 우리 군 감시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군은 최근 서해 최전방 부대에서 포사격 훈련도 실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군 관계자는 “동계훈련 기간 포 실사격 훈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례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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