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中시장서 합작 승부수”

입력 2016-02-04 21:30
SK이노베이션이 세계 최대 화학시장인 중국에서 합작사업을 추진하며 본격적인 승부수를 띄운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4일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의 실질적 본사가 있는 중국 상하이에서 새해 첫 전략회의를 열고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승부를 내자”고 독려했다. 그야말로 ‘중국 올인’ 전략을 선언한 것이다. 그는 특히 “SK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의 대표 성과로 꼽히는 ‘중한석화’와 같은 성공 모델을 계속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우한시 석유화학단지에 위치한 중한석화는 SK종합화학과 중국 최대 국영 석유회사인 시노펙(Sinopec)이 35대 65의 비율로 투자해 출범시킨 합작기업이다. SK종합화학은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양국이 성사시킨 석유화학 합작 프로젝트 가운데 최대 규모인 3조3000억원을 투자했다. 2014년 1월 상업가동에 들어간 중한석화는 NCC(나프타분해설비)를 통해 연 250만t 규모의 에틸렌 등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 중이다.

통상 석유화학 공장이 상업생산 3∼4년차에 수익을 내는 것과 달리 이 공장은 상업생산 첫 해인 2014년 영업이익 147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전년의 3배가 넘는 465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SK그룹의 대표적인 ‘글로벌 파트너링’ 성공 사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06년 ‘중국에 제2의 SK를 건설하자’며 최태원 회장이 제안한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의 최대 결실로도 꼽힌다. 정 부회장은 중한석화의 사례를 거론하며 “중국 석유화학 기업들과 중한석화처럼 제2, 제3의 파트너링을 성사시켜 중국 중심의 글로벌 성장 전략을 가속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범용 화학제품 중심의 사업구조를 고부가 화학제품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해당 분야의 기술 경쟁력이 있는 글로벌 강소기업들에 대한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서 달라”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올해 첫 글로벌 현장 방문지로 중국을 선택해 이날 SK종합화학 사무소에서 전략회의를 주재한 뒤 상하이 용제 JV, 닝보 EPDM 공장 등을 잇달아 방문했다. 회의에는 새해부터 아예 중국으로 주 근무지를 옮긴 김형건 SK종합화학 사장을 비롯해 중국 사업 및 경영전략 담당 임원들이 참석했다. 국내 대기업 가운데 SK종합화학처럼 CEO와 회사의 주요 부서가 중국 현지로 근무지를 옮긴 것은 처음이다. 정 부회장은 5일 중한석화를 직접 방문해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