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공항 중 하나라고 자부하던 인천공항이 뚫렸다고 한다. 모두가 걱정하고 실망하고 있다. 국제공항은 그 나라의 국경일 수 있는데 이러한 공항의 경비가 뚫려 밀입국한 사례가 많았다는 것이다. 특히 테러가 잇따르는 요즘 같은 시대에 이 같은 일은 큰 문제다.
심지어 최근 인천공항의 한 화장실에서는 폭발물로 의심되는 물건도 발견됐다. 폭발물 의심 물체에는 “당신에게 주는 마지막 경고다. 신이 처벌한다”라는 글자가 아랍어로 적혀 있었다. 테러와의 연관성 여부와는 별개로 수많은 사람이 찾는 인천공항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 자체가 충격적이었다.
인천공항은 정말 잘 지어진 공항이며 그 규모나 운영체제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훌륭한 공항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이런 일들이 발생하고 보니 공항 측 관계자들도 할 말을 잃은 듯하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인천공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의 주변에 견고하다고 생각한 곳들이 허무하게 뚫린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인천공항의 보안 대책을 점검하고 다시는 이런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는 일이 중요하듯 우리 주변에 중요한 가치를 지닌 것들이 여기 저기 뚫려 무너지고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이러한 현장을 돌아보고 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우선 너무나 소중하기에 가장 견고해야 할 가정이 여기 저기 뚫리고 무너지고 있는 현상을 살펴보자. “우리 가정은 아직 아니니까”라며 안일한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이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의 가정에도 머잖아 큰 문제가 벌어질 수 있다.
가정 못지않게 소중한, 우리 모두가 견고하게 지켰어야 할 학교도 곳곳에 구멍이 뚫렸다. 하지만 뚜렷한 대책도 없다. 가정과 학교뿐만이 아니라 사회 곳곳이 이 지경이다
잊을 만하면 반복되는 각종 안전사고도 마찬가지다. 사고 후에 완벽한 재발방지책을 세웠다고 자부하지만 문제는 항상 반복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들 현장을 살피면서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이들 문제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부터 돌아봐야 한다. 인천공항도 처음 밀입국자가 발생하고서 그 대책을 세우고 보완책을 세웠다고 생각했으나 몇 날이 못 되어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 안타까운 일이다. 성경 아가 2장 15절에는 이런 말씀이 적혀 있다. “우리를 위하여 여우 곧 포도원을 허는 작은 여우를 잡으라 우리의 포도원에 꽃이 피었음이라.”
오랜 인고와 노력 끝에 포도원에 꽃을 피우듯 우리 사회 역시 어렵고 힘든 과정을 이겨낸 끝에 ‘오늘’을 만들었다. 세계가 놀랄 만한 꽃을 피우는 데 성공했다.
우리의 숙제는 이 꽃의 아름다움을 후손들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그런데 지금처럼 안일한 생각에 젖어 도처에서 터지는 문제들을 허투루 대한다면 포도원은 무너지고 말 것이다. 꽃은 시들어 버릴 것이다. 공들여 이룩한 지금의 성공이 물거품이 되지 않으려면 무관심이라는 작은 여우부터 잡아야 한다. 나와는 상관이 없는 것이라 생각하는 여우, 자신의 이익만 앞세우는 이기주의라는 이름의 여우, 이런 여우들을 잡아야 우리의 소중한 포도원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최범선 목사(용두동교회)
[시온의 소리-최범선] 포도원을 허는 작은 여우
입력 2016-02-04 2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