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여성이 지하철 출입문에 낀 종이가방을 빼내려다 스크린도어와 전동차 사이로 빨려 들어가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스크린도어 인명사고는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3일 오전 9시4분쯤 서울 지하철 1호선 서울역의 시청 방향 승강장에서 설모(81·여)씨가 열차와 스크린도어 벽 사이에 몸이 껴 숨졌다. 설씨는 지하철에서 내리던 중 출입문에 낀 종이가방을 놓지 않고 빼내려다 사고를 당했다.
스크린도어가 다시 열렸지만 전동차 운전사는 이 상황을 알아차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동차 조종석에 스크린도어가 열린 상태라는 표시등이 들어왔지만 차장과 기관사는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고 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119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설씨는 머리 등을 크게 다쳐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남대문경찰서 관계자는 “CCTV 등을 확보해 정확한 사고 원인과 사인을 밝혀낼 것”이라며 “전동차 운전사가 안전운행 수칙을 준수했는지 면밀히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하철 스크린도어 사고는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2014년 9월 서울 지하철 4호선 이수역에서 이모(당시 83·여)씨가 무리하게 승차하려다 스크린도어 사이에 껴 변을 당했다. 2013년 1월 서울 지하철 2호선 성수역 승강장과 지난해 8월 2호선 강남역 승강장에선 스크린도어를 점검하던 수리기사가 전동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껴 숨지기도 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무서운 지하철… 열차·스크린도어 벽 사이 몸 끼인 80대 여성 참변
입력 2016-02-03 2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