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묘소 정치’ 끝내고 ‘시장 정치’

입력 2016-02-03 22:10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운데)가 3일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천정배 공동대표(오른쪽)와 함께 생선을 들어 시장 상인에게 가격을 물어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천정배 공동대표가 창당 후 첫 일정으로 서울시내 시장 4곳을 방문했다. 두 대표는 이에 앞서 국립서울현충원에 들렀으나 이념 논쟁을 의식한 듯 전직 대통령 묘는 참배하지 않고 현충탑만 방문했다. ‘묘소 정치’ 대신 ‘시장 정치’를 택해 정체성 논란에 빠지지 않고 민생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안 대표와 천 대표는 3일 노량진수산시장, 남대문시장, 영등포 재래시장, 마포 망원시장에 들러 시민들을 만났다. 안 대표는 노량진수산시장을 찾은 이유에 대해 “경제 상황에 대해 실제로 체감하고 여기 계신 상인들의 현안 문제를 들으러 왔다”며 “민생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거기서 해결책을 찾겠다는 게 우리 국민의당의 목표”라고 했다. 천 대표는 “상인들께서 작년보다 더 어렵다고 하시니까 참 마음이 아프고 죄송스럽다”고 했다.

두 사람은 남대문시장에서 시민들과 사진을 찍고 윷놀이 이벤트에 참여하는 등 친숙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상인들은 어려운 경제 상황을 전하며 정치인이 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남대문에서 40년간 옷을 수선한 한 할머니가 “서민들이 죽게 생겼다”고 하자 안 대표는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안 대표는 영등포 재래시장에서 ‘총선 승리’를 다짐하기도 했다. 그는 순대와 족발을 파는 상인에게 “필승하겠다”고 인사했다. 한 시민이 “이번에 못 뒤집으면 안 돼”라고 하자 “이번에 꼭 뒤집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천 대표는 마포 망원시장 일정까지 마무리한 뒤 기자를 만나 정동영 전 의원 영입을 긍정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정치 취지에 찬동하는 분들이라면 널리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며 “정 전 의원이라든가 다른 여러 분과 되도록 널리 함께하고 싶다”고 했다.

앞서 두 사람은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해 현충탑을 참배했다. 그러나 정치인이 통상적으로 방문하는 전직 대통령 묘역에는 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안 대표는 “저희들이 창당준비위원회 때 참배 드렸지 않았느냐”며 “이제 민생 현장부터 직접 살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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