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이 임박하면서 군 당국이 미사일 궤적 탐지용 해군 이지스 구축함을 1척에서 2척으로 확대했다. 한·미·일은 지난달 6일 4차 핵실험 이후 보유한 감시 자산을 총동원해 북한의 은폐·기습 작전에 대한 탐지망을 확대 가동하고 있다.
군 소식통은 3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비해 궤적을 추적하는 이지스함을 당초 1척에서 2척으로 늘렸다. 1척은 서해상에서, 나머지 1척은 제주도 남방 해상에서 대기 중”이라고 말했다. 서해와 남해에 각각 배치되는 것은 북한 장거리 미사일의 1·2단 추진체를 모두 추적하기 위한 것이다.
SPY-1D 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가 장착된 이지스함은 1000㎞ 밖의 탄도탄도 탐지할 수 있다. 2012년 12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 당시에는 세종대왕함이 변산반도 서쪽 해상에서 미·일 이지스함보다 빠른 54초 만에 발사 사실을 탐지했었다.
한·미·일은 기습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해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북한의 ‘숨바꼭질’에 대한 전방위적인 입체 탐지작전에 착수했다. 우리 군은 이지스함 2척을 배치한 데 이어 탐지거리 500㎞인 지상 배치 레이더 그린파인과 피스아이 공중조기경보통제기도 총동원했다.
미국은 조기경보위성(DSP)과 우주기반적외선탐지시스템 위성(SBIRS), KH-11, KH-12 첩보위성 등을 동원해 북한 동창리 일대를 표적 감시하고 있다. DSP는 적외선 열감지 센서를 이용해 지상에서 점화되는 로켓 엔진 열을 감지해 발사 징후를 포착할 수 있다. 고도 600∼700㎞에 떠 있는 KH-11, KH-12 첩보위성은 15㎝의 지상 물체까지 식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일미군은 전파수집장비와 원격시험신호 수집 체계가 탑재된 신호정보항공기 RC-135S(코브라 볼)도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역시 지난달 27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추진체 낙하 시 요격이 가능한 이지스함 기리시마호를 출항시켰다. 이 함정에는 사거리 500㎞의 SM-3 대공미사일이 탑재돼 있다.
북한도 이에 맞서 다양한 은폐 시설을 구축한 상태다. 우선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일대엔 거대한 가림막을 설치해 위성 식별을 막고 있다. 과거엔 발사장에 연료통을 가져와 로켓에 연료를 주입했지만 현재는 지하 파이프를 통해 주입해 이 역시 식별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발사장 인근에 로켓 조립 공장까지 건설해 로켓 조립 상황도 실시간 감시가 불가능하다. 경우에 따라선 4차 핵실험 당시처럼 또다시 당국이 ‘눈 뜬 장님’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준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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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의 눈’ 부릅뜬 한·미·일… 北 기습발사 대비 탐지망 확대
입력 2016-02-03 2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