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조용한 혁명] 18세기 서구열강서 살아남은 일본 근대사

입력 2016-02-04 20:29

일본은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근대로 넘어가는 과정은 판이하다. 18세기 이후 서구열강이 아시아를 속속 식민지화 할 때 일본은 국가의 독립을 유지하면서 봉건사회체제에서 근대사회체제로의 근본적인 국가개혁에 성공한 이 지역의 유일한 나라다.

‘메이지유신과 일본의 건국’이란 부제가 붙은 이 책은 근대가 태동하는 1700년대 후반부터 근대국가체제가 성립되고, 서양 국가와 체결한 불평등 조약이 완전히 개정된 1900년대 초반까지의 일본 근대사를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특히 일본 연호 중 하나인 덴포기(1830-1844)에 태어난 청년 사무라이 혁명가들이 어떻게 유신과 건국을 주도했는지를 보여준다. 봉건체제에서 특권 계급으로 자란 이들이 자신의 신분적 특권과 봉건질서를 해체하고 새로운 근대국가를 형성해가도록 한 정신적 원동력은 무엇이었는지 분석한다.

일본 근대사 전문가인 저자는 이것을 시대정신(자주독립과 체제변혁)의 자각, 민족적 정체성(민족의식, 애국심)의 체감, 공적 사명감의 체득(천황제 중앙집권 국가의 건설) 등에서 찾고 있다. 저자가 근대화에 실패했던 아시아 국가들의 거울로서 일본 근대사 100년을 돌아본 뒤 얻은 결론은 지극히 상식적이다. 지도자의 자질과 능력에 따라 국가의 운명이 바뀐다는 것이다.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