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이번에도 2012년 12월 12일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궤적과 비슷한 방향으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이 전날 국가 해사감독국 국장 전기철 명의로 국제해사기구(IMO)에 보낸 통보문에서 밝힌 장거리 미사일의 단계별 낙하 예상구역은 당시의 낙하 지점과 근소한 차이만 보이고 있다.
때문에 북한이 이번에 발사할 장거리 미사일이 2012년 발사한 것과 유사한 형태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북한이 같은 수준의 미사일을 발사할 이유가 없다는 점, 함경북도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 규모가 커진 점 등을 감안하면 이번에는 보다 더 발전된 장거리 미사일을 선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북한은 위성운반 로켓의 낙하 예상구역을 1단계 동체는 위도 37도04분, 경도 124도30분 등 4곳, 로켓 첨단부(페어링)는 위도 33도16분, 경도 124도11분 등 4곳을 IMO에 통보했다. 2단계 동체는 위도 19도44분, 경도 123도53분 등 4곳으로 했다. 1단계 동체는 전북 군산 어청도 서쪽 96㎞에서 전남 영광군 안마도 101㎞ 지점 사이에 떨어질 것으로 보이며, 위성 덮개는 제주시 한경면 차귀도 서쪽 93㎞에서 서귀포시 남서쪽 124㎞ 지점 사이에, 2단계 동체는 필리핀 남쪽 해상에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12월 북한이 발사한 ‘은하 3호’는 1단계 동체가 변산반도 서쪽 138㎞ 해상에 네 조각으로 분리돼 낙하했다. 위성 덮개는 제주도 서쪽 86㎞ 지점에 떨어졌으며, 2단계 동체는 필리핀 동쪽 300㎞ 지점에 떨어졌다. 백령도 상공을 지나 일본 오키나와를 통과한 뒤 필리핀 해상으로 날아간 셈인데 이번에 발사되는 장거리 미사일은 1단계 로켓과 로켓 첨단부는 이전보다 더 멀리 나간 지점에서 낙하할 것으로 예상되며 2단계 로켓은 조금 짧은 거리에 떨어질 것을 추정된다.
이 궤적은 동창리에서 북한이 가장 안전하게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방향이기도 하다. 공해상을 통과하는 데다 영공권이 행사되는 100㎞ 상공 이상을 통과하기 때문에 영공 침해에 해당되지 않는다.
미사일 전문가들은 북한이 3년 전보다 개선된 미사일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3년 전 북한이 발사한 은하 3호는 길이 32m, 지름 2.4m였다. 최근 완공된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 길이가 50m에서 67m로 증축돼 동체 길이는 이보다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한 미사일 전문가는 이번에 북한이 선보일 장거리 미사일은 중국이 위성 발사를 위해 개발했던 장거리 로켓 ‘창청(長征) 2호’와 비슷한 규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2013년부터 2014년까지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10여 차례 엔진 분사시험을 한 것도 은하 3호보다 더 강한 추력을 지닌 미사일을 준비하고 있음을 추정케 한다. 엔진 추력이 강화됨에 따라 사거리는 1만㎞에서 최대 1만3000㎞로 늘어날 수 있고, 진입 궤도도 2012년 지상 500㎞에 불과했다면 이번에는 더 높은 궤도를 목표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위성이라고 주장하는 발사체 앞부분에 장착되는 물체의 무게도 더 무거워질 전망이다. 국방연구원 김진무 박사는 3일 “이번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통해 북한은 4차 핵실험을 통해 핵 소형화와 진일보한 미사일 기술의 시너지 효과를 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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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03 2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