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권력 집중화가 절정을 향해가고 있다. 시 주석은 춘제(중국 설)를 앞두고 혁명 발상지를 찾았고, 장쩌민 전 주석까지만 사용됐던 ‘핵심’이라는 말이 시 주석을 지칭하는 데 동원되고 있다.
시 주석은 2일 장시성 징강산 지역을 방문했다. 시 주석 집권 후 징강산 방문은 처음이다. 신화통신의 웨이보 계정인 ‘신화시점’은 시 주석이 이 지역 농민들과 함께 떡메를 치며 어울리는 모습과 혁명 기념관 방문 사진 등을 3일 공개했다. 징강산은 마오쩌둥이 처음으로 1927년 공산혁명의 군사 거점을 마련했던 곳이다.
중국 최고지도자들이 과거 혁명 성지들을 찾는 것은 오랜 전통이다. 지난해 2월 시 주석은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혁명성지 중 한 곳인 산시성 옌안을 찾은 바 있다. 후진타오 전 주석도 춘제를 앞두고 2006년과 2009년 각각 옌안과 징강산을 방문했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문가를 인용, “징강산은 혁명이 시작된 곳으로 중국 공산당 역사에서 중요한 곳”이라면서 “시 주석의 방문은 4세대 지도자 가운데 자신이 이미 핵심이 됐다는 승리의 선언”이라고 분석했다.
관찰자망 등에 따르면 올 들어 쓰촨성, 톈진시, 안후이성 서기 등 각 성·시의 최고 수장들은 각종 회의에서 “시진핑 총서기라는 핵심을 단호히 지켜내자” “시 주석을 모범으로 삼자” 등의 발언을 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에서 최고지도자에 대한 호칭은 엄격히 관례화돼 있다. 집단지도체제 하의 ‘핵심’이라는 표현은 장쩌민 전 주석 때까지 사용됐고, 최고지도부를 구성하는 기타 정치국 상무위원과 명확한 격차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덩샤오핑은 장 전 주석을 발탁한 뒤 힘을 실어주기 위해 “혁명 제1세대의 핵심은 마오쩌둥, 제2세대의 핵심은 본인, 제3세대의 핵심은 장 동지”라고 밝힌 바 있다. 후진타오 전 주석과 함께 시 주석도 지금까지 공식 호칭은 ‘시진핑 동지를 총서기로 하는 당 중앙’이었다.
시 주석은 지난 1일 인민해방군 5대 전구(戰區) 출범식에서 ‘핵심 의식’과 ‘모범 의식’을 강화하도록 명령했다. 여기서 핵심과 모범은 시 주석 자신을 지칭한 것이다. 시 주석의 측근인 리잔수 중앙판공청 주임도 지난달 27일 당 회의에서 모든 당원이 ‘핵심 의식’과 ‘모범 의식’을 철저히 따르도록 요구하고 “사상적, 정치적으로 시 동지와 높은 수준에서 일치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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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민생투어는 혁명성지 방문
입력 2016-02-03 2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