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 대부분은 올해 설 연휴 자택에서 경영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저유가와 중국 등 신흥국 경기침체 영향으로 경기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사업 현안을 챙기고 새로운 먹거리를 고민할 상황이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총수인 이건희 회장은 이번 설 명절도 병원에서 맞는다. 이 회장은 2014년 심근경색을 일으킨 이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장기 입원 중이다. 이 회장의 아들이자 후계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설 연휴에 해외 출장을 떠난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해외출장에는 거래업체와의 만남 등이 예정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해외출장을 가지 않는 기간에는 틈틈이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사업재편 등과 관련된 경영계획을 살펴보고, 이 회장 병문안도 다녀올 계획이다.
양력설을 쇠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설 연휴 기간 주로 자택에 머물며 경영구상에 몰두한다. 정 회장의 경영구상은 신흥시장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과 친환경차·스마트카 등 자동차 연구개발 강화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설 연휴 별다른 일정 없이 국내에서 그룹 현안을 챙긴다. 특히 SK그룹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선정한 신에너지 분야 투자 문제를 집중 검토할 방침이다. 최 회장은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과 면담하고 에너지 관련 세션에 참석했다. 최근 신에너지 분야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투자와 사업 확장 계획을 가다듬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력설을 쇠는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설 연휴 자택에서 그룹의 변화와 혁신을 구체화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최근 열린 ‘글로벌 CEO 전략회의’에서 변화와 혁신을 통한 근본적인 사업 체질개선을 강한 어조로 주문한 바 있다. 구 회장은 장기 저성장시대를 맞아 그룹의 사업구조 고도화와 수익구조 개선을 고민하고 있다.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설 연휴 기간인 6∼7일 강원도 정선 알파인 경기장에서 열리는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스키월드컵스키 행사에 참석한다. 그 외에는 특별한 일정 없이 가족들과 함께 명절을 보낸다. 신 회장은 국내 또는 일본에서 가족과 휴식을 취하면서 호텔롯데 상장, 삼성 화학계열사 인수 등 그룹의 각종 현안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총수들 설연휴 행보는… 해외출장 이재용 外 자택서 경영 구상할 듯
입력 2016-02-03 2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