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CJ헬로비전 M&A 찬반 설전 “요금 인하 효과, 소비자 덕볼 것” “독과점 심화·경쟁 제한 불 보듯”

입력 2016-02-03 21:22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을 두고 열린 첫 정부 주최 토론회에 전문가들이 참석해 뜨거운 논쟁을 벌였다. 찬성 측은 M&A로 인한 요금 인하 효과에 집중 설명했고, 반대 측에서는 경쟁이 제한될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M&A에 관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각각 추천한 8명의 교수들이 의견을 발표했다. 통신과 방송 두 분야로 나눠 진행된 토론회에는 경쟁 제한성과 요금·이용자 보호 등에 대한 의견 발표가 진행됐다. 주진열 부산대 교수는 “유·무선 상품을 묶어서 파는 결합판매는 ‘끼워팔기’ 식의 강제 요소가 없다”며 “할인 자체가 친(親)경쟁적 행위이기 때문에 소비자 후생이 증진되는 효과”라고 M&A에 대한 찬성 의견을 밝혔다. 반(反)SK텔레콤 진영에서 주장하는 독과점 심화, 공정경쟁 저해 등의 우려가 과장됐다는 지적이다. 반면 김종민 국민대 교수는 “지역 케이블TV 1위 사업자와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의 결합 파괴력은 상당히 높을 것”이라며 우려했다.

M&A로 인해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요금이 오히려 인하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김성환 아주대 교수는 “유료 상품의 경우 M&A가 이뤄지더라도 1위 KT보다 점유율이 10% 뒤지는 상황”이라며 “2위 사업자가 요금을 인상해 시장에 진입한다는 것은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요금 인상 우려가 있다면 올리지 못하도록 조건을 부과해 합병을 진행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이호영 한양대 교수는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가격을 올리면 법으로 규제할 수 있지만 실제 적용 사례가 거의 없다”며 “합병 반대를 통해 사전에 규제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 발표 이후 수차례 토론회가 열렸지만 정부가 주최한 자리는 처음이다. 대학 교수들이 해외 이론과 국내 법 제도 등을 앞세워 열린 자리인 만큼 하나의 쟁점을 두고도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미래부는 이달 한 차례 더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1일 CJ오쇼핑이 보유한 CJ헬로비전 지분 53.92% 중 30%를 인수한다는 내용으로 미래부에 M&A 인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미래부 외에도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이 사안을 검토 중이며 방송·통신·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얽힌 쟁점이 많아 시일이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