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뜨는 보급형 스마트폰 써보니… SK텔레콤 ‘쏠’, 中저가폰 이미지 털고 기능·화면으로 승부

입력 2016-02-03 04:14

중국산 스마트폰의 가격대비성능(가성비)이 좋다는 건 누구나 안다. 하지만 막상 내가 사려고 하면 망설여진다. 완성도가 떨어지진 않을까, 쉽게 고장 나는 게 아닐까, 사후관리는 잘 받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가시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SK텔레콤이 내놓은 ‘쏠(SOL)’은 매우 영리한 제품이다. 중국 제품에 대한 의구심을 SK텔레콤의 브랜드로 희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쏠은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과 달리 제품 포장이 크고 무거운 편이다. 박스를 열면 아이돌그룹 AOA의 설현 포스터가 먼저 보인다. 그 아래 쏠이 놓여있고, JBL 이어폰, 보조배터리 등이 빼곡히 자리잡고 있다. 포장부터 구성품까지 쏠이 중국산 스마트폰이라는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사후관리도 SK텔레콤이 맡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선 믿고 살 수 있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쏠은 지난해 중국 TCL 알카텔이 내놓은 ‘아이돌3’라는 모델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SK텔레콤이 몇 가지 기능을 추가했을 뿐 기기 자체는 아이돌3와 거의 같다. SK텔레콤은 지난해 4월 TCL 알카텔의 ‘아이돌2’를 ‘아이돌 착’이라는 이름으로 출시한 적이 있다. 당시 반응은 그렇게 뜨겁지 않았다. 낯선 중국 브랜드를 그대로 들여왔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이름을 바꾸고 설현을 전면에 내세워 인기몰이 중이다. 쏠은 1주일 만에 1만대가 팔렸다.

쏠의 출고가는 39만9300원이다. 하지만 사양은 중가 제품 못지않다. 5.5인치 풀HD 디스플레이를 사용한 화면은 다른 저가형 제품에서 볼 수 없는 시각적 만족감을 준다. 성능은 ‘HIT’ 같은 고사양 게임도 원활하게 구동되는 수준이다. 외관은 폴리카보네이트 소재를 적용해 134g의 가벼운 무게를 구현했다. 전면 상·하단에 2개의 스피커가 있어서 음악을 들을 때도 만족스러운 소리를 들려줬다.

대부분 스마트폰이 전원 버튼이 제품 오른쪽에 있는데 반해 쏠은 왼쪽에 있다.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하루쯤 지나면 적응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