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64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보낸 난(蘭·사진)을 청와대가 거절했다가 다시 받아들이는 ‘촌극’이 벌어졌다. 청와대 측은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하느라 보고를 받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더민주 김성수 대변인은 2일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이 축하 난을 보내라는 지시를 해 청와대 정무수석실에 연락했지만 정중하게 사양하겠다는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 그는 “문희상 비대위원장 시절 박 대통령이 생일 축하 난을 보내온 적이 있어 이번에 난을 보내는 것이라고 세 차례나 전달 의사를 밝혔지만 거절당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준비한 난은 ‘황금강’이라는 고급 동양 난이다. 이 난은 청와대로 향하던 중 국회로 다시 되돌아왔다. 청와대는 전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보낸 도자기 선물과 축하 난은 거절하지 않았다.
하지만 상황은 오후에 급변했다. 청와대는 다시 난을 받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김종인의 난’은 돌고 돌아 김 대변인과 박수현 비대위원장 비서실장 편으로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전달됐다.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상황을) 보고받은 뒤 (현기환 정무수석을) 크게 질책했다”고 밝혔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세 번씩이나 거절 당했다가 결국 靑으로 간 ‘김종인의 蘭’
입력 2016-02-02 2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