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前 청와대 비서관 더민주 입당… “더민주, 이질감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변신”

입력 2016-02-02 22:07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사건’에 연루됐던 조응천(사진)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이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조 전 비서관은 청와대 내부문건 유출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지난해 10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청와대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불편해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조 전 비서관은 2일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 출신 현 정부 청와대 비서관 출신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당, 미래가 불확실한 당이라는 이유로 만류하고 걱정하는 분들이 있었다”면서도 “최근의 더민주에서 희망을 봤다. ‘도와 달라’고 거듭 부탁을 받으면서 진정성을 봤다”고 입당 소감을 밝혔다.

그는 당초 현실정치에 뜻이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문재인 전 대표의 거듭된 설득과 수차례에 걸친 방문으로 결국 마음이 돌아섰다고 털어놨다. 조 전 비서관은 “마지막 결정 과정에 저희 부부 마음을 움직인 말이 있었다”며 “(그것은) ‘내가 겪은 아픔을 다른 사람이 겪게 하지 않는 것 그게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정치의 시작 아니겠느냐’였다”고 했다. 이 말은 문 대표가 직접 했다고 한다.

당내에서는 조 전 비서관의 정체성이 제1야당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근혜정부 청와대, 그것도 핵심인 민정비서관 출신인 데다 검찰 재직 시절 공안부장을 거치며 ‘확실한’ 보수 성향을 보였던 인사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조 전 비서관은 “더민주가 제가 들어가도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변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 안심하고 들어왔다”고 했다. 그는 “애초부터 저에 대한 비토가 있었기 때문에 (청와대가 자신의 입당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