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서 딛고 일어나는 이야기를 보여드리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현실성을 강하게 주기 위해 노력하지요. 독자들이 미생을 보면서 타인의 삶을 느낄 수 있고 내 삶도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미생 10’을 출간한 윤태호 작가는 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미생 10’은 시즌2의 첫 이야기다. 미생 시즌2는 지난해 11월부터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연재하고 있다. 2일 기준 21화까지 나왔다.
미생 시즌2는 중소기업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다음에서 연재 중인 미생 시즌2의 첫 화는 이런 설명으로 시작한다.
‘2013년 기준 한국의 대기업 약 3000개, 고용인원 192만명. 2013년 기준 한국의 중소기업 340만개, 고용인원 1342만명…. 전체 노동자의 12.3%를 차지하는 이들이 커다란 대기업 현관을 향할 때, 대기업의 1000배에 육박하는 중소기업을 향해 전체 노동자의 87%에 달하는 종사자가 골목으로 들어선다.’
시즌1의 등장인물들이 계속 나온다. 원인터내셔널의 정규직이 되는 데 실패한 장그래는 시즌2에서 소규모 상사 온길인터내셔널을 차린 오차장의 회사에 합류한다. 장그래와 오차장, 그와 함께 이직한 이들의 치열하고 절박한 삶이 펼쳐진다. 원인터내셔널에 남은 이들의 이야기도 함께 그려진다.
연재는 3∼4년가량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3부작 236화를 예정하고 있다. 올해로 47세가 된 윤 작가는 “나이도 나이인 만큼 빨간 날은 쉬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윤 작가는 “1부 중소기업 부분은 회계라는 측면에서 돈의 움직임을 다루려고 한다. ‘무역을 하는데 사람을 하나 더 쓰는 게 낫다’는 팀원과 ‘보험을 드는 것이 더 낫다’는 팀원 간 갈등 등을 다뤘다”고 했다. 경영자가 어떤 가치 판단을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는 것이다.
2부는 등장인물들이 해외에서 비즈니스하는 것을 다룬다. 장그래는 요르단으로 간다. 윤 작가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출장이 어떻게 다른지를 보여주려고 한다. 가방 싸는 방법부터 외국에서 위기에 닥치면 어떻게 타개해야 하는지, 대기업 출장은 쉽기만 한 것인지, 어떤 서글픔이 있는지 등을 담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주요르단 한국대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받았다고 한다.
3부에서는 결혼을 다룰 예정이다. 윤 작가는 “등장인물들이 결혼 적령기가 된다. 결혼하려고 애쓰는 사람, 결혼을 주저하는 사람 등의 이야기를 그리려 한다. 연애도 들어가겠지만 결혼을 실존적으로 체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꼼꼼한 취재로 유명한 윤 작가는 연재 중에도 취재를 멈추지 않는다. 그는 “회계 공부를 하려다 너무 광범위해서 포기했다. 회계사에게서 원 포인트 레슨을 받고 있다. 주로 무역보험공사를 다니면서 작업하곤 한다”고 말했다.
윤 작가는 미생에 대한 각별한 마음도 전했다. 그는 “미생은 없어졌던 나의 이름을 다시 찾아준 작품이다. 미생을 통해 바위에 이름을 판 것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미생 보면서 타인과 내 삶 관조해보길”…시즌2 첫 이야기 ‘미생 10’ 책으로 출간한 윤태호 작가
입력 2016-02-02 1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