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대대급 부대에 처음으로 군종장교가 투입됐다. 신앙을 통한 정신전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시범적으로 군종장교의 역할을 강화한 것이다. 첫 대대급 군종장교의 주인공은 홍영택 중위다.
서울 광진구 광장로 장로회신학대를 졸업한 홍 중위(목사)는 지난해 12월 강원도 고성에 있는 22사단 최전방 GOP(일반전초) 대대에 투입됐다. 2014년 6월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던 부대다.
통상 초임 군종장교는 병력 1500~2000명 규모인 연대급 부대에서 임무를 수행하지만 홍 중위가 투입된 GOP 대대는 장병 수가 500명 정도여서 장병들에 대한 밀착관리가 가능하다.
홍 중위는 “병사 한 명 한 명에게 더 깊이 다가가 돌볼 수 있는 환경”이라며 “병사들과 함께 먹고 자고 생활하면서 군복음화뿐 아니라 부대의 사고예방에도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군종장교는 장병들의 신앙생활을 도울 뿐만 아니라 관심병사들이 고충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통로가 되는 등 부대를 안정시키는 역할도 한다.
이 부대에는 각 소초별로 컨테이너 교회가 있다. 작전 임무수행으로 책임구역을 이탈할 수가 없어 주일예배 때 한 교회에 모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제 사역의 핵심은 ‘매일이 주일이다(everyday is sunday)’입니다. 매일 소초 1~2곳을 돌며 장병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고 있어요. 제가 가는 날이 주일이 되는 셈이죠.”
체감온도가 영하 30도까지 떨어지는 날씨에 왕복 4~5시간을 걸어서 소초를 방문하는 경우도 있다. 주일에 들르지 못하는 소초에는 군종병에게 예배인도지를 전달해 읽기만 해도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했다.
최전방에서의 생활은 긴장의 연속이라고 말했다. 홍 목사는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사고에 대한 부담감을 안고 있다.
“혹시라도 사고가 난다면 처음으로 대대급 부대에 군종장교를 투입한 의미가 사라지게 되잖아요. 밤잠을 이루지 못할 때도 많아요.
물론 철저한 예방이 필요하지만 사고라는 건 인간의 힘으로는 막기 힘든 부분도 분명히 존재해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뒤엔 틈이 날 때마다 기도로 하나님께 매달릴 수밖에 없어요.”
군선교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뼈저리게 깨달았다.
“장병들과 예배를 드리는데 전체 인원의 절반 이상이 교회에 왔더라고요. 그 중에 절반은 비기독교인이었어요. ‘아, 이곳은 장병들이 쉽게 기독교에 마음을 열 수 있는 곳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요즘 한국교회가 청년들을 잃어가는 상황에서 이곳 장병들에게 복음을 심으라고 저를 이곳에 보내신 것 같아요. 그 사명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홍영택 목사 “최전방 소초 돌며 예배… 날마다 주일 병사들 사고예방·軍 복음화 늘 기도”
입력 2016-02-02 21:21 수정 2016-02-03 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