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의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린 전 독일 언론인 위르겐 힌츠페터(사진)씨의 유해 일부가 광주 망월동 옛 5·18묘역(시립묘지)에 묻힌다.
광주시는 “1980년 당시 독일 제1공영방송(ARD-NDR) 일본특파원 힌츠페터씨가 독일 북부 라체부르크에서 10여년 투병생활 끝에 7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2일 밝혔다.
78년 일본특파원으로 부임한 고인은 5·18 직후인 80년 5월 19일 광주로 날아와 총칼을 앞세운 군부정권의 잔혹성을 고스란히 영상에 담았다. 그가 계엄군의 살벌한 감시 속에서 목숨을 걸고 촬영한 영상자료는 전 세계에 생생하게 전해졌다.
힌츠페터씨는 전두환정권 말기이던 86년 서울 광화문 시위현장을 취재하다 사복경찰들에게 폭행당해 목과 척추를 다치기도 했다. 고국에 돌아간 뒤 2004년 4월 심장질환으로 쓰러진 그는 “광주에 꼭 묻어 달라”는 유언을 가족들에게 수차례 남겼다.
광주시는 이 소식을 듣고 힌츠페터씨가 사망하면 외국인인 그를 시립묘지에 안장할 수 있도록 관련 조례를 개정하기도 했다.
투병생활 도중 건강이 회복된 그는 2005년 5·18 25주기에 맞춰 광주를 다시 찾아 자신의 머리카락과 손톱이 담긴 봉투를 5·18기념재단에 맡겼다. 광주시는 그의 유해 일부가 묻힐 묘역에 추모비를 세울 예정이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5·18 참상 전 세계에 알린 獨 힌츠페터 별세… 유해 일부 옛 5·18묘역에 묻힌다
입력 2016-02-02 2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