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관광공사 정창수 사장 “전통문화 발굴 통해 지역관광 경쟁력 높이는 데 주력”

입력 2016-02-03 21:30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우리나라 관광업계의 실태와 대응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 사장은 올해 지역관광 경쟁력을 높이는 등 관광시장의 활성화에 역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우리나라 관광업계는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다. 순항하던 국내 관광업계는 지난해 6월 예기치 못했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를 만나 증가 추세에 있던 외국인 관광객 수가 곤두박질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올 들어 1월 한 달 동안 외국인 관광객 수는 많은 회복세를 보였다. 국내 관광의 최선봉에 서 있는 한국관광공사 정창수 사장을 만나 한국 관광의 현황과 미래를 들어봤다.

-한국관광공사가 올해 역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은 무엇인지.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래 관광객은 1323만명, 전년 대비 6.8% 감소하면서 방한 관광시장의 가파른 성장세가 한풀 꺾인 바 있다. 다만 당초 메르스의 여파로 두 자릿수 이상의 감소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방한관광시장 회복 100일 작전’ 등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위기관리를 통해 방한 수요 조기 회복에 성공하면서 2016년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올해는 지난해 메르스의 여파로 위축됐던 한국관광시장의 활성화에 역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증가하는 국내외 관광수요를 흡수하고 관광객들의 여행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지역관광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지역관광 경쟁력을 높여 국내외 관광객을 지방으로 분산시키면 관광객의 만족도도 높아질 뿐 아니라 현 정부 국정과제 중 하나인 지역간 경제 불균형 해소에도 매우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지역관광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올해 크게 세 가지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우선 지역관광 경쟁력은 ‘콘텐츠 경쟁력’인 만큼 지역별로 발굴되지 않은 전통문화를 재조명해 글로벌 대표 관광 콘텐츠로 육성시키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관광이 다시 도약하기 위해서 시급한 과제는.

“관광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가 급선무다. 관광산업이 경제 활력을 견인해야 한국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에 따라 관광공사는 2016년 한국관광의 키워드로 ‘맞춤형·스마트·콘텐츠·인프라’를 제시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8대 핵심사업’을 선정,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각 사업별로 세부적인 사업계획은 물론 책임 총괄부서와 대내외 협업체계 등 추진체계까지 구분해 집중적으로 성과를 관리할 계획이다.”

-세부적으로 설명한다면.

“2016년 8대 사업은 동계올림픽 계기 한국관광 도약을 위한 평창 관광올림픽 성공 구현, ‘중국 관광객 1000만 시대를 준비’ 등 요우커(중국인 관광객) 맞춤형 수용태세·콘텐츠·마케팅, 일본 시장의 한국관광 붐 조성, 동남아에서 남미까지 방한시장의 다변화를 통한 방한 관광시장의 미래 동력 발굴, 2016 대한민국 여행주간, 개별관광객 맞춤형 K-ICT 관광서비스, 관광서비스 통합 품질 관리, 관광벤처 지원을 통한 청년일자리 창출 등이다. 이들 사업의 지속적인 추진을 통해 위축됐던 한국관광시장을 재도약시켜 올해 외래관광객 수 1650만명, 국민 지역관광객수 2억3200만명을 반드시 달성하겠다.”

-지난해 여행주간 성과 및 올해 계획은.

“한국관광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국내관광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본다. 국민들의 지역관광이 활성화되면 지역의 관광경쟁력이 점차 높아지고 높아진 경쟁력을 바탕으로 외국인의 한국관광도 활성화되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될 수 있을 것이다. ‘내수가 수출을 견인한다’는 논리는 관광분야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논리라 할 수 있다. 2014년부터 추진중인 ‘여행주간’은 국민 국내관광총량 확대를 위해 필요한 사업으로 지역분산(수도권 집중해소), 시기분산(여름철 집중해소), 참여대상 확대를 촉진시켜 국내여행 붐을 조성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결과 2015년 여행주간 동안 국내여행 참가자수는 3720만 명으로 2014년 여행주간에 비해 25%, 총 지출액은 4조9224억원으로 2014년 여행주간 대비 19% 증가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올해는 캠페인 명칭을 ‘관광주간’에서 ‘여행주간’으로 변경했다. 지역관광 콘텐츠를 강화하기 위해 1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 대상 프로그램 공모를 통해 대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여행주간 5대 프로젝트’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전국 기차여행 ‘만원의 행복’ 프로그램에 국민 5000명 참가 이벤트를 실시하고, 해파랑길 축제, 창조관광기업과의 공동 이벤트 등 다채로운 참여 이벤트를 기획해 ‘국민 모두의 여행주간’이 될 수 있도록 여행 축제 한마당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K스마일 캠페인 추진효과와 향후 계획은 무엇인지.

“2016∼2018 한국방문의해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외국손님들을 맞이하는 우리 국민들의 환대의식을 높이고 범국가적인 친절문화 확산과 정착을 위해 지난 8월부터 추진중인 캠페인이다. 특히 대중교통, 숙박, 음식, 쇼핑, 안내 등 외래객 접점부문의 관광환경 개선으로 관광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K스마일 캠페인의 본질은 단순한 웃자, 친절하자는 국민계도가 아니라 외래객 불편해소 및 만족도 제고를 통해 ‘다시 찾고 싶은 한국’을 만드는 것이다. 86아시안게임, 88올림픽, 2002월드컵 당시에도 이러한 대국민 캠페인을 실시한 바 있다. 관광대국인 프랑스 역시 불친절한 프랑스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1990년부터 2004년까지 ‘봉주르 친절 캠페인’을 전개했으며 독일도 2006년 독일월드컵 개최 당시 독일 전역에서 친절캠페인을 펼친 바 있다. K스마일 캠페인과 맥락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한국방문의 해와 연계해 K스마일 홍보채널의 다변화, 국내외 현장캠페인 강화, 관광수용태세 개선 및 서비스 품질제고 등을 주요 키워드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 중국관광객의 일본 방문이 급격히 늘어났다. 이로 인해 중국관광객의 방한 감소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는데.

“방일 관광객 증가는 엔저 지속과 면세제도 개선의 영향으로 특히 쇼핑목적의 중국인 증가를 들 수 있다. 또 일본은 비자제도 완화 등 적극적 개방정책으로 아시아 주요국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엔저 현상으로 방일 한국관광객도 급속히 늘어나 올해엔 심한 불균형을 보이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방한 중국관광객은 올 1월 증가율을 보였다. 확정치는 아니지만 52만명 정도로 전년보다 30% 가까운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이제는 동북아관광의 시대다. 일본에 관광객이 늘어난다고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거꾸로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면 일본과 한국을 동시에 가는 관광상품을 출시하는 등 유리한 여건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주변 관광수용태세 개선 및 상품개발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동계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한국관광의 수준을 업그레이드하고 한국이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대내외 협력기반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강원관광 및 한국관광 도약의 기회로 삼기 위해 올해 특히 관광인프라 개선 및 관광 콘텐츠 개발에 힘쓸 예정이다. 우선 올림픽 개최 지자체인 평창, 강릉, 정선 지역을 대상으로 2월부터 6월까지 관광수용태세 진단 및 개선 컨설팅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 친절, 만족도 및 관광접점 5대 부문(숙박, 음식, 쇼핑, 안내, 교통 등)에 대한 올림픽 관광수용태세 평가 지표를 개발해 관광 인프라 개선을 유도하고 강원권 5개 지역(강릉, 평창, 정선, 춘천, 원주)의 관광수용태세도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올림픽 배후지와 성화봉송루트의 관광콘텐츠 발굴 및 이를 통한 국내외 관광코스 개발과 홍보, 상품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올림픽 콘텐츠의 발굴 및 전파, 국내관광수요 증진 및 해외 관광수요 확대를 위한 다각적인 홍보 및 상품화 지원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창수 사장은 1957년 강원도 강릉에서 출생했다. 서울고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행정대학원, 영국 런던정경대 대학원에서 수학한 뒤 경희대 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0년 행정고시 23회로 공직을 시작해 1990년까지 총무처와 강원도 등에서, 1991년부터 20여년간 국토교통부에서 제1 차관까지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3∼2014년에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역임했다.

풍부한 행정과 경영 경험을 밑거름으로 삼아 지난해 8월 한국관광공사 사장에 취임, 현재까지 활발하게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2011년 중국 대외경제무역대 초빙교수와 경희대 관광대학원 객원교수로 활동하며 관광분야와 인연을 맺었다. 치밀한 업무처리와 강한 추진력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임 초 방한한 외국인관광객을 대상으로 일일 문화해설사로 나서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우리나라 역사 및 관광명소를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원주=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