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심 달린 ‘탱크’… 최경주, PGA인슈어런스오픈 1타차 준우승

입력 2016-02-02 21:36
'탱크' 최경주가 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토리파인스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 4라운드에서 칩샷을 하고 있다. 2011년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이후 4년 8개월 만에 투어 통산 9승째를 노린 최경주는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를 기록, 브랜트 스네데커(미국)에게 1타 뒤진 2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AP연합뉴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40대 중반을 넘어서도 우승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지난해 최경주(46·SK텔레콤)가 기자들과의 만남을 자청해 밝힌 각오다. 그는 “3년쯤 투어 생활을 더 한 뒤 시니어 투어 준비를 하겠다”면서 “여러분들의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의 실제 나이는 호적보다 두 살 더 많은 48세다. 미국과 유럽 투어에서 그보다 나이 많은 선수는 앙헬 미구엘 히메네스(52·스페인), 스티브 스트리거(49·미국) 정도다. 짐 퓨릭(46·미국), 필 미컬슨(46·미국), 어니 엘스(47·남아공)가 비슷한 연배다.

하지만 최경주의 간절한 바람은 불과 1타차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는 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토리파인스 골프장 남코스(파72·7569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에서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를 쳐 브랜트 스네데커(미국)에게 1타 뒤진 준우승을 차지했다. 2011년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이후 4년 8개월 만에 통산 9승째를 노린 최경주로서는 아쉬운 성적이다.

최종 라운드를 선두로 시작했던 5차례 모두를 우승한 최경주는 이번 대회도 기대가 컸다. 프레지던츠컵을 앞두고 의욕적으로 출발했던 지난해 그는 PGA 투어 19경기에 출전해 단 한 차례도 톱10에 들지 못했고, 25위 안에 두 차례 이름을 올렸을 뿐이었다. 톱10에 진입한 것도 2014년 6월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공동 2위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전날 10개 홀을 마치고 악천후로 경기가 중단된 시점에 지미 워커(미국)에게 1타 뒤진 공동 2위였던 최경주는 14번홀(파4)에서 나온 보기가 뼈아팠다. 워커, 스네데커와 6언더파로 공동 선두였는데,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리면서 1타를 잃었다. 최경주는 공동 2위로 내려앉았고 워커 역시 연속 보기로 우승 경쟁에서 탈락했다. 18번홀(파5) 버디면 연장전에 갈 수 있었지만 8m 버디퍼트가 홀을 외면했다.

사실 PGA 투어에서 40대 중반을 넘어 우승한 예는 극히 드물다. 1960년 이후 남자 메이저 대회 챔피언 평균 나이는 32세다. 2000년대 들어 40대 선수의 메이저 우승은 4번에 불과했다. 잭 니클라우스가 46세에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게 메이저 최고령 우승 기록이다. 지난해 8월 PGA 투어 윈덤 챔피언십에서 52세로 우승한 데이비드 러브 3세의 경우는 기적에 가깝다. PGA 투어 최고령 우승은 샘 스니드의 52세 10개월 8일이다.

하지만 최경주의 세월을 거스른 샷으로 잠잠하던 올림픽 티켓 다툼이 본격화됐다. 한국남자골프 올림픽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최경주는 이번 준우승으로 세계 랭킹이 334위에서 137위로 도약했다. 전날 싱가포르오픈에서 1위 조던 스피스(미국)를 꺾고 우승한 송영한(25·신한금융그룹)도 204위에서 113위로 뛰어올랐다. 둘의 가세로 27위 안병훈(25·CJ그룹), 66위 김경태(30·신한금융그룹)로 좁혀져 가던 티켓 경쟁이 다시 불붙게 됐다. 올림픽 티켓은 2장이다.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