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열전] 브렛 필, 올핸 시원한 한 방 날려줄까… KIA와 3년째 함께 하는 ‘효자 용병’

입력 2016-02-03 04:00

최근 해마다 외국인 투수가 바뀐 것과 달리 KIA 타이거즈의 외국인 타자는 ‘효자 용병’ 브렛 필(32·사진)이다. 어찌 보면 당연했다. 필은 시즌 내내 기복 없이 꾸준하고 성실했다. 팀 타선의 극심한 부진에도 필 만큼은 중심을 잡아줬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도 한 가지 아쉬움이 있었다.

필은 지난해 알찬 활약을 펼쳤지만, 홈런에 대한 갈증이 풀지 못했다. 지난 시즌 그는 타율 0.325, 22홈런, 101타점, 장타율 0.517을 기록했다. 타율과 타점 모두 팀 내 1위다. 다만 홈런에선 이범호(28개)에 이어 팀 내 2위를 차지했다. 전체 순위론 공동 19위다. 리그 전체로 보면 파괴력이 다소 떨어진 셈이다.

사실 필은 홈런 타자라기 보다 중장거리 타자에 가깝다. 득점권 타율 0.333으로 필요할 때 하나씩 해결해 주는 클러치 능력은 좋았지만 시원한 ‘한 방’에선 아쉬움이 있었다. 이 부분은 필도 분명히 의식하고 있다. 거포들이 많은 1루수로 뛰면서 필 스스로 홈런에서 부족함을 느꼈다. 에릭 테임즈(NC)나 야마이코 나바로(전 삼성)에 비해 장타력이 떨어진다는 일부 의견을 건너들어 알고 있던 그였다.

필이 지난 시즌을 마치고 구단 관계자에게 “내가 더 멀리치길 원하느냐”고 물었던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필은 비시즌 동안 웨이트트레이닝에 힘을 쏟았다. 장타를 염두에 둔 훈련이다. 지난달 19일 미국 애리조나주의 팀 스프링캠프에 모습을 나타낸 필은 더욱 더 탄탄해진 몸으로 돌아왔다. 체중은 시즌 때와 별 차이 없으나 근육량이 많이 늘었다.

구단 관계자는 “본인이 2년간 팀에 있으면서 확실히 장타를 쳐줘야 할 것 같다는 필요성을 느꼈다고 하더라. 필 스스로도 올해는 장타에 욕심을 내겠다고 했다”며 “캠프 전 개인 훈련 때 평소와 달리 웨이트 훈련을 상당히 많이 했다”고 전했다.

필은 캠프 합류 후에도 오후에 웨이트 위주의 훈련을 진행하며 계속해서 몸만들기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거리도 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