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한 설 영화… 입맛대로 보라 전∼해라

입력 2016-02-05 04:00



황정민 강동원 주연 한국영화 '검사외전'과 중국 곰 포 주연의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쿵푸팬더 3'의 대결. 올 설 연휴 극장가의 흥행 경쟁은 2파전으로 압축된다. 여기에 손예진 주연의 한·중 합작 '나쁜놈은 죽는다'가 가세하고 대만 출신 서기 주연의 무협 '자객 섭은낭'이 관객을 손짓한다. 절찬리에 상영 중인 황정민 주연의 '히말라야', 이병헌 주연의 '내부자들: 더 오리지널',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주연의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도 관객몰이에 나선다. 볼 만한 작품을 테마별로 살펴본다.

◇명절에는 웃음만발 코미디가 최고야=‘검사외전’과 ‘나쁜놈은 죽는다’가 볼 만하다. ‘검사외전’은 황정민과 강동원의 남남 케미로 기대감을 갖게 한다. 다혈질 검사 변재욱(황정민)이 살인 누명을 쓰고 체포된다.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 전과 9범의 꽃미남 사기꾼 한치원(강동원)을 만나게 된다. 콩글리시를 구사하는 미국 유학생부터 선거운동원, 검사, 조직폭력배 등으로 변신하는 강동원을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다.

코믹액션 ‘나쁜놈은 죽는다’는 손예진과 대만 출신 첸보린이 호흡을 맞추며 엉뚱하면서도 발랄한 웃음을 선사한다. 제주도 여행 중 사고차량을 도와주기 위해 차를 세운 창주(첸보린)와 친구들이 베일에 가려진 여인 지연(손예진)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았다. 킬러로 나오는 신현준, 걸쭉한 입담을 과시하는 신부 역의 박철민, 어수룩한 경찰을 연기하는 장광의 코믹연기에 연신 폭소가 터져 나온다.

◇색다른 액션 영화를 보고 싶다면=‘헌팅 더 팬텀’은 마음을 조종하는 장치 팬텀을 차지하려는 자와 이를 없애려는 자들의 숨 막히는 추격전을 그렸다. 지구안전주식회사는 전 세계의 흉악범죄를 없앤다는 명목으로 신분 확인 기술 GS코드를 사람들의 눈에 새겨넣는다. 천재 해커 잭은 테러리스트 집단과 결탁해 GS코드의 핵심 기술을 손에 넣게 된다. 이 과정에서 펼쳐지는 폭발과 자동차 질주 장면 등이 스릴 넘친다.

허우 샤오시엔 감독의 ‘자객 섭은낭’은 ‘황비홍’ ‘와호장룡’ ‘일대종사’ 등의 무협과는 다른 스타일의 작품이다. 인륜의 정을 끊지 못해 냉혈한이 될 수 없었던 자객 섭은낭의 내면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었다. 생과 사를 자르는 칼은 느리지만 서늘하다. 자연의 바람소리, 새소리, 구름, 나무, 햇살 등을 담은 영상이 아름답다. 새로운 캐릭터의 여성 킬러 섭은낭을 연기하는 서기의 이름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아카데미 수상작을 예측하면서=2월 28일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의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등 12개 부문 후보에 오른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주연의 ‘레버넌트’가 여전히 관객몰이를 하고 있다. 1820년대 미국 서부의 전설적인 사낭꾼 휴 글래스의 생존기와 복수극을 리얼하게 보여준다. 역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마이클 패스벤더 주연의 ‘스티브 잡스’는 잡스의 성공 이면에 감춰진 인간적인 고뇌 등을 연극적으로 보여준다.

작품상과 남우조연상(크리스천 베일) 후보에 노미네이트된 ‘빅쇼트’는 월스트리트를 물 먹인 4명의 괴짜 천재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스티브 카렐, 라이언 고슬링, 브래드 피트 등 할리우드 스타 배우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케이트 블란쳇과 루니 마라가 각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캐롤’도 관심을 끈다. 1950년대 맨해튼 백화점 점원인 테레즈(루니 마라)와 손님 캐롤(케이트 블란쳇)의 사랑과 우정을 그렸다.

◇아이들과 함께 보는 애니메이션=‘쿵푸팬더 3’의 흥행 기세가 무섭다. 지난달 28일 개봉된 이후 1주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어느 날 우연히 어린 시절 잃어버렸던 진짜 팬더 아버지를 만난 포는 팬더들이 어울려 사는 마을로 향한다. 하지만 모든 쿵푸 마스터들을 제압하며 전 세계를 위협하는 악당 카이의 등장으로 포는 예상치 못한 도전에 맞닥뜨리게 된다. 잭 블랙, 청룽, 앤젤리나 졸리 등의 목소리 연기가 솔깃하다.

‘앨빈과 슈퍼밴드: 악동 어드벤처’는 악동 3인방 앨빈, 사이먼, 테오도르가 뜻하지 않게 미국 순회공연을 펼치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다람쥐 캐릭터 앨빈의 노래와 율동이 흥겹다. 아기공룡과 원시 소년의 모험, 우정을 그린 ‘굿 다이노’도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만화영화다. 외모와 성향이 완전히 다른 알로와 스팟은 우연한 사고로 엮이게 되면서 가족을 찾아 모험을 떠나게 된다.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여정 속에서 둘은 가족을 찾을 수 있을까.

◇흥행 중인 한국영화 아직 못 봤다면=‘히말라야’는 800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설 연휴 막바지 흥행을 노린다. 히말라야 등반 중에 숨진 동료 산악인의 시신을 찾기 위해 모인 휴먼 원정대의 눈물겨운 이야기가 눈시울을 붉히게 한다. 임시완이 6·25전쟁의 와중에 군복 입은 어린이합창단 지휘자로 나오는 ‘오빠생각’은 추억 어린 노래들을 선사한다. 이레와 정준원 등 아역 배우들이 들려주는 노래가 감미롭다.

이병헌 조승우 백윤식 주연의 ‘내부자들: 더 오리지널’은 200만 관객을 넘어 감독판 흥행 신기록을 쓰고 있다. 기존 극장판 ‘내부자들’은 700만 관객을 돌파해 둘을 합치면 900만명을 모았다. 설 연휴 동안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사상 처음으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할지 관심이다. 이성민 주연의 ‘로봇, 소리’도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랭크되며 관객을 손짓하고 있다.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를 배경으로 애틋한 가족애를 그렸다.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