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컵 수집가’ 호셉 과르디올라(45) 감독. 그는 지난달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과 재계약하지 않겠다고 밝힌 뒤 “지금이야말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갈 적절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가 선택한 프리미어리그 팀은 맨체스터시티(맨시티)다. 스페인, 독일에 이어 잉글랜드에서도 ‘과르디올라 매직’이 펼쳐질까?
맨시티는 2일(한국시간) 과르디올라 감독과 3년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과르디올라는 뮌헨과 계약이 끝나는 7월 이후 맨시티 사령탑에 오르게 된다. 연봉은 1500만 파운드(약 26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언론 ‘가디언’은 과르디올라가 부임 후 선수 영입에 1억5000만 파운드(약 2600억원)를 쓸 수 있는 권한을 받았다고 전했다.
과르디올라는 1983년 FC 바르셀로나 유스 시스템인 ‘라 마시아’를 통해 축구에 입문했다. 1990년 프로에 데뷔했고 요한 크라위프 바르셀로나 감독의 신임을 받으며 주전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종아리 근육과 발목을 다쳐 결국 2001년 6월 25일 열린 셀타 비고전을 끝으로 바르셀로나를 떠나야 했다.
과르디올라는 지도자 생활도 바르셀로나에서 시작했다. 2007년 7월 티토 빌라노바 바르셀로나 2군 감독 밑에서 코치에 일한 그는 이듬해 1군 감독으로 선임됐다. 학구파로 훗날 ‘티키타카(짧은 패스로 경기를 풀어 가는 전술)’로 명명되는 전술을 창시했다. 바르셀로나는 이 전술로 2008-2009시즌 트레블(리그·코파 델 레이·UEFA 챔피언스리 우승)을 달성했다. 당시 주축 선수로 활약했던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사비 에르난데스 등은 “어느 시즌보다 혹독한 훈련을 했고, 덕분에 개인적으로 많이 성장했다”고 했다.
과르디올라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바르셀로나 감독을 지내며 두 번의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세 번의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2011-2012시즌 후 바르셀로나를 떠난 그는 2013년 6월 분데스리가에 도전장을 냈다. 바이에른 뮌헨을 이끌고 2013-2014시즌과 2014-2015시즌 리그와 독일축구협회(DFB) 포칼에서 우승하며 2년 연속 ‘더블’을 달성했다.
지도자 경력이 10년도 되지 않는 과르디올라는 벌써 20여개의 우승컵을 수집해 명장 반열에 올랐다. 그의 지도력을 높이 산 맨시티는 과르디올라와 함께하고 싶어 했다. 2008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왕족 셰이크 만수르가 인수한 맨시티는 공격적인 투자로 유명한 프리미어리그의 신흥 강호다. 2010-2011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컵(FA컵) 정상에 올랐으며, 2011-2012시즌과 2013-2014시즌엔 리그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20년간 결승전에도 오르지 못했다. 맨시티가 과르디올라에게 바르는 것은 바로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다. 과르디올라의 애제자였던 리오넬 메시(29·바르셀로나)의 맨시티행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과르디올라 매직’ EPL서도 펼쳐지나… 맨시티와 3년 계약
입력 2016-02-02 2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