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해외여행과 풍토병 예방

입력 2016-02-02 04:01

대체휴일제 시행으로 설 연휴가 5일로 길어졌다. 휴가 등을 이용해 설 연휴 다음 이틀을 주말과 붙여 쉰다고 가정하면 최장 9일간 연속해서 쉴 수 있는 황금연휴가 가능해진다. 설 연휴 기간 중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이유다.

해외여행의 경우 기후와 환경이 국내와 다른 만큼 지역에 따라 다양한 풍토병에 걸릴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풍토병은 우리나라에는 없는 경우가 많고, 여행기간 동안에 면역력이 떨어져서 질병에 걸렸을 때 현지인들보다 심하게 앓을 수 있다.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특히 주의해야 할 풍토병으로는 모기에 의해 전염되는 말라리아, 뎅기열, 황열,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등과 음식물에 의해 발생하는 여행자 설사, 콜레라, 장티푸스, A형 간염 등이 꼽힌다. 사람 간의 전파를 통해 걸리는 홍역이나 인플루엔자, 에이즈 등도 경계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선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말라리아, 황열, A형 간염, 홍역 등은 예방백신이 있으므로 출국 전 백신을 접종해두자.

동남아시아 여행객은 말라리아 외에 뎅기열도 주의해야 한다. 뎅기열은 갑작스러운 고열과 두통, 근육통, 관절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열성질환이다. 지카바이러스와 같이 감염 매개체인 모기를 피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예방책이 없어 더 주의가 필요하다.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거나 긴 옷을 입어 피부 노출 부위를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말라리아는 여행지의 감염 위험도와 내성 말라리아 발생 여부에 따라 예방약의 종류와 복용기간이 달라진다. 예방약은 종류에 따라 여행 1∼2주 전, 혹은 하루 전부터 복용하기 시작해 여행 기간 동안, 그리고 말라리아 위험지역을 벗어난 후에도 1∼4주간 더 복용해야 한다.

만약 임산부라면 미주지역으로의 여행은 다시 생각해보는 것도 좋다. 질병관리본부는 중남미 지역에서의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유행에 따라 임산부들에 대해 중남미 여행을 연기할 것을 권고했다. 지카바이러스도 뎅기열과 같이 모기에 의해 전파된다.

김양현 고려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