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넌트’ 성공 이후 쏟아지는 할리우드 실화 영화들

입력 2016-02-03 04:00

1820년대 미국 서부의 전설적인 사냥꾼 휴 글래스의 이야기를 다룬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이후 실화를 바탕으로 한 할리우드 영화가 붐을 이루고 있다. 현재 상영 중인 ‘빅쇼트’는 2005년 월스트리트를 물 먹인 4명의 괴짜 천재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고, ‘세기의 매치’는 1972년 미국의 체스 천재 바비 피셔와 러시아의 체스 황제 보리스 스파스키의 대결을 담았다.

‘레버넌트’에서는 생애 처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노리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의 신들린 연기가 압권이다. ‘빅쇼트’는 크리스찬 베일, 스티브 카렐, 라이언 고슬링, 브래드 피트 등 할리우드 스타배우들이 총출동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세기의 매치’는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토비 맥과이어가 주인공 바비 피셔 역을 맡고 제작에도 직접 참여해 눈길을 끈다.

실화 영화의 재미는 실존 인물의 파란만장한 삶을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얼마나 닮았는지도 흥밋거리다. 2월 18일 개봉되는 ‘대니쉬 걸’은 1926년 덴마크 화가 에이나르가 같은 화가인 아내의 부탁으로 발레리나 대역 모델로 나서면서 겪는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다. 주연배우 에디 레드메인은 그럴듯한 여장 연기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2월 25일 개봉 예정인 ‘스포트라이트’는 2002년 미국 매사추세츠 가톨릭교회에서 수십 년에 걸쳐 벌어진 아동 성추행 스캔들을 폭로한 미국 3대 일간지 보스턴 글로브 기자들의 취재기를 바탕으로 했다. 토머스 매카시 감독 작품으로 할리우드 배우 마이클 키튼, 마크 러팔로, 레이첼 맥애덤스 등이 진실을 밝히려는 열혈 기자들로 출연한다.

3월 3일 개봉되는 ‘룸’은 2008년 오스트리아에서 일어난 ‘요제프 프리츨 사건’을 영화화했다. 태어난 직후 아버지에게 감금당해 24년 동안 지하에서 살면서 아이를 낳아 키운 조이의 일생이 충격적이다. 영화는 사건의 자극적인 부분보다는 조이의 모성애와 생존 본능에 시선을 맞추었다. 조이 역으로 눈물겨운 연기를 펼쳐 보인 브리 라슨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됐다.

3월 10일 선보이는 ‘조이’는 미국 홈쇼핑 최대 히트 상품을 발명하면서 10억대 기업가로 성장한 싱글맘 조이 망가노의 성공담을 그렸다. 아이 셋을 키우면서 최고의 여성 CEO로 거듭난 조이 역은 제니퍼 로렌스가 맡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실버라이닝 플레이북’(2013)으로 아카데미 사상 최연소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로렌스가 올해도 수상할지 관심이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