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12년부터 매년 수십억원씩 투입해 온 공공기관 학술논문 공개 사업을 두고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성과가 저조하고 중복투자가 심해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제도의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반박도 있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발간한 ‘학술정보 서비스 산업 현황 및 발전 방향’ 정책자료집에서 국내 공공기관의 학술논문 공개사이트에 접속하는 해외 이용자가 하루 평균 126∼596명 수준에 그친다고 밝혔다. 논문 무료 공개 서비스는 학술지인용색인(KCI)에 2012년부터 31억원, 과학기술학회마을에 2013년부터 70억원 등이 투입돼 진행되고 있다. 정부 예산을 들여 국내 학술논문의 원문을 해외이용자들에게 무료로 공개한다. 이 의원 측은 ‘학술지의 국제화’를 목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이용자가 너무 적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런 지적에 따라 실태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학술논문 무료 공개 서비스가 저작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KCI를 통해 공개되고 있는 40만편 논문 가운데 개인 연구자에게 직접 동의를 받은 논문은 1.8%인 7000여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자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서울의 사립대 A교수는 “시작한 지 3년 남짓한 제도의 성과에 평가를 내리는 것은 섣부르다”며 “더 많은 연구결과가 자유롭게 공유되는 것 자체는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두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학술지의 동의를 얻지 않고 논문을 무료로 공개하고 있는 상황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공공기관 학술논문 공개 사업 ‘저조’… 매년 수십억 투입에도 해외이용자 하루 126∼596명 불과
입력 2016-02-01 2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