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금융공공기관에 성과연봉제가 전면 도입된다. 같은 직급 내 최고와 최저 격차를 20∼30% 이상으로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팀장급 직원의 연봉은 성과에 따라 최대 2000만원 이상 차이가 날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1일 금융산업 보신주의와 무사안일 문화 타파를 위해 최하위 직급(대리 미만 사원급)과 기능직을 제외한 4급 이상 금융공공기관 전 직원에게 성과연봉제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반직으로는 성과연봉제 적용 직원은 현재 전체 7.6%에서 68.1%로 9배 확대된다. 적용 대상은 예금보험공사·캠코·주택금융공사·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기업은행·산업은행·수출입은행·예탁결제원 등 9곳이다.
성과연봉 비중은 올해 20%, 내년 30% 이상으로 맞춰야 하고 최고와 최저 등급 간 차등 폭은 최소 2배 이상 돼야 한다. 4급의 경우 20% 이상을 적용받는다. 기본연봉 인상률 차등 폭은 자율로 정하지만 1∼3급의 경우 차등률 합산 후 단순 평균이 3% 포인트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예를 들어 1급 내 차등 폭 4% 포인트, 2급 3% 포인트, 3급 2% 포인트 등을 맞춰야 한다. 4급 직원은 노사 협의에 따라 차등 폭을 결정한다.
만약 3급인 팀장 A가 최고 등급인 S를 받고 B가 D급을 받았다면 연봉 차이가 약 2050만원 벌어질 수 있다. 4급 직원의 경우 노사 합의로 차등 폭 1% 포인트가 적용될 경우 기본연봉이 최대 61만원 차이나게 된다. 금융위는 성과연봉제 정착을 위해 진척도를 공공기관 경영평가의 중요 평가 기준에 반영할 계획이다. 인력·예산·업무 승인 시에도 성과주의 달성 여부를 살펴본다. 성과연봉제가 미흡한 기관의 경우 임금이 줄어들 수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성과연봉제 도입의 핵심은 성과평가 시스템을 제대로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노조와 직원들이 참여해 각 금융공공기관 특성에 따라 성과평가 시스템 모형을 만드는 데 집중하면 제대로 된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필요 시 노조와 직접 만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금융노조는 즉각 반대하고 나섰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성명서를 내고 “성과주의 임금체계 개악과 관련한 어떤 논의도 거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어 “노사가 자율로 결정해야 할 임금 체계를 국가가 강제하는 것은 민주주의 근간을 부정하는 일이며 저성과자에 대한 일반해고 지침이 발표된 상황에서 성과연봉제는 저성과자를 낙인찍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
내년 금융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되면… 임금 격차 20∼30%이상 돼야 팀장급은 최대 2천만원 차이
입력 2016-02-01 2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