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월 400만∼ 600만원 소득자 가장 심해

입력 2016-02-01 22:05 수정 2016-02-01 23:48

한국인의 스트레스와 소득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한 달에 400만∼600만원을 버는 이들이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보다 더 벌거나 덜 버는 계층은 상대적으로 스트레스가 적었다. ‘한국 중산층의 고민’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스트레스를 가장 적게 느끼는 집단은 월 소득 200만원 미만이었다. 반면 우울이나 자살 충동은 소득이 낮은 집단에서 훨씬 더 많이 발견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상영 연구위원은 지난해 8∼9월 만 19세 이상 성인 7000명을 대상으로 가구방문조사를 벌인 결과 94.1%가 “평소 조금이라도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답했다고 1일 밝혔다. ‘매우 많이 느낀다’는 3.2%, ‘많이 느끼는 편’은 34.7%, ‘조금 느끼는 편’은 56.2%, ‘거의 느끼지 않는다’는 5.9%였다. 조사 결과는 ‘한국사회의 사회·심리적 불안의 원인과 대응 방안’ 보고서에 담겼다.

소득 수준별로 ‘매우 많이 느낀다’와 ‘많이 느끼는 편’이라고 답한 사람을 분류해 분석했더니 월 소득 400만∼600만원 집단에서 41.6%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0만∼400만원(38.6%), 600만원 이상(37.9%) 순이었다. 200만원 미만 집단은 27.8%로 가장 낮았다. 이 연구위원은 “월 소득이 400만∼600만원인 사람들은 주로 직장인이거나 자영업자이고, 실적 등 업무 부담이 큰 자리에 있는 경우가 많아 스트레스 요인도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자살을 생각해본 적 있느냐는 질문에서는 월 소득 200만원 미만 집단에서 ‘그렇다’는 대답이 12.6%나 됐다. 600만원 이상은 2.4%로 가장 낮았다. 400만∼600만원은 4.3%, 200만∼400만원은 6.1%에 그쳤다.

우울감 조사에서도 소득이 낮을수록 ‘위험군’ 비율이 높았다. 월 소득 200만원 미만인 경우 10.1%가 우울 위험군이었다. 400만∼600만원은 2.1%, 600만원 이상은 1.4%만 위험군 판정을 받았다.

이 연구위원은 “삶에 대한 불안은 결혼 상태가 안정적이지 않고 소득, 직업,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높게 나타났다”면서 “정부가 소득 보장과 고용 대책을 적극 강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사회·심리적 불안이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