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 콩쿠르 통해 나의 길 찾은 느낌”… 조성진, 쇼팽 콩쿠르 우승자 갈라 콘서트 위해 금의환향

입력 2016-02-01 21:15 수정 2016-02-02 00:17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콘퍼런스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국인 최초로 세계 최고 권위의 쇼팽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조성진은 2일 예술의전당에서 우승 후 처음 고국 무대에 선다. 왼쪽은 쇼팽 콩쿠르를 주최하는 쇼팽협회의 아르투르 슈클레네르 회장, 오른쪽은 조성진과 전속 레코딩 계약을 체결한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 그라모폰(DG)의 우테 페스케 부사장.김지훈 기자

“쇼팽 콩쿠르 이후 한국에서 클래식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고 들었어요. 솔직히 그 상황을 잘 알진 못하지만, 정말 그렇다면 클래식 연주자들에게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앞으로도 클래식에 관심을 더 가져주세요.”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폴란드의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조성진이 콩쿠르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2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쇼팽 콩쿠르 우승자 갈라 콘서트를 위해서다. 조성진은 1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콘퍼런스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무대에서 피아노를 치는 것보다 마이크 앞에서 인터뷰하는 게 더욱 긴장된다”면서도 “콩쿠르 이후 생각했던 것 이상의 관심을 받아서 많이 놀랐다. 앞으로 더 잘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거의 1년 만에 한국에 왔는데 설레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여러 가지 감정이 복합적으로 드는 순간”이라고도 했다.

조성진은 “내내 긴장되고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콩쿠르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 꿈인 콘서트 피아니스트가 되는 데 콩쿠르 수상이 도움 되는 만큼 여러 차례 나갔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운 좋게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했지만 사람마다 워낙 관점이 달라 쇼팽은 늘 어렵게 생각하는 레퍼토리였다”면서 “콩쿠르를 준비하는 동안 루빈슈타인을 포함해 앞선 피아니스트들의 연주를 많이 들어보는 등 쇼팽을 좀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콩쿠르를 준비하면서 이제 나만의 길을 찾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덧붙였다.

간담회에는 쇼팽 콩쿠르를 주최하는 쇼팽협회 아르투르 슈클레네르 회장과 조성진과 음반 계약을 맺은 세계적인 음반사 도이치 그라모폰(DG)의 우테 페스케 부사장이 함께했다. 최근 쇼팽협회와 DG에서는 조성진의 쇼팽 콩쿠르 실황 앨범을 각각 발매했다.

슈클레네르 회장은 “조성진이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이후 한국에서 클래식 열풍이 일어나는 것을 온 세계가 알고 있다”며 “조성진은 늘 겸손한 연주자라서 콩쿠르 내내 떨었다고 하지만, 그의 연주를 들어보면 믿기 어렵다. 사실 콩쿠르가 시작됐을 때부터 조성진이 강력한 우승 후보라는 것을 많은 사람이 느꼈다”고 말했다.

페스케 부사장은 “조성진은 섬세하고 시적인 피아니즘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엄청난 파워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면서 “그동안 도이치 그라모폰은 크리스티안 침머만을 비롯해 쇼팽 콩쿠르 우승자 출신으로 세계적 거장이 된 피아니스트들과 자주 작업해 왔다.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나올 조성진의 정규음반이 전 세계 클래식 음악계에 새로운 충격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조성진은 도이치 그라모폰 전속 계약을 통해 앞으로 5년간 5개의 음반을 발매할 예정이다. 첫 음반은 오는 4월 독일 드레스덴에서 지휘자 정명훈,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함께 쇼팽 협주곡 1번을 녹음하고 이어 베를린에서 4개의 발라드를 녹음할 계획이다. 조성진은 “정명훈 선생님과는 2009년 5월 처음 협연한 이후 지금까지 20번 넘게 협연을 했다. 선생님은 제가 음악가로서 존경하는 분으로 배운 게 너무 많다”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