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한방울로 치매 진단 상용화 나서… 회당 비용 50만원→5만원으로 ‘뚝’

입력 2016-02-01 22:29
피 한 방울로 알츠하이머(치매) 발병 가능성을 미리 진단하는 기술의 상용화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치매 조기진단 기술을 1일 민간기업에 이전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KIST 김영수·황교선 박사가 개발했다. 알츠하이머의 원인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을 혈액에서 검출해 양을 측정하고 진단하는 방식이다. 현재는 치매 여부를 판단하려면 신경인지기능검사와 MRI(자기공명영상) 검사 등을 거쳐야 한다.

혈액을 통한 치매 진단이 상용화되면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발병을 예측할 수 있다. 미래부와 KIST는 치매 진단 비용이 지금의 회당 50만∼70만원에서 5만∼10만원으로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본다. 보건복지부는 올해부터 신경인지기능검사에 건강보험을 적용한다고 밝힌 상태다. 2025년 치매 환자는 노인 인구 1100만명 가운데 100만명에 이르고, 이 중 70%는 알츠하이머 환자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번 기술 이전이 연간 1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치매 조기진단 세계시장을 선점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부는 “조기 상용화와 후속연구, 해외 마케팅 자문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용화 목표시점은 2019년이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관련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기술을 이전받는 민간기업은 일진그룹 계열 의료기기업체 ‘알피니언 메디칼시스템’이다. 기술이전 규모는 33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KIST가 2013년부터 3년간 투자한 연구비는 80억원이었다. KIST는 지난해 11월 40여곳 제약사와 의료기기업체를 대상으로 기술이전 설명회를 가졌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