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4호선 회현역에서 엘리베이터로 지상에 올라온 뒤 폭 10m의 보행길을 200여m 걸으면 횡단보도를 건너지 않고도 서울역고가에 연결된다. 대우재단 빌딩과 호텔마누에서는 브리지를 통해 고가로 산책 나오고, 퇴계로 방향 교통섬에서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고가에 쉽게 오를 수 있다.
서울역 광장에서는 파출소 옆 엘리베이터로 수직 상승해 고가에서 주변 경관을 감상할 수 있고, 남산 소월길과 연결된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숭례문 등 한양도성과 서울역고가를 함께 즐길 수 있다.
고가 상부는 16개의 크고 작은 광장과 카페, 정원, 꽃집 등이 조성돼 공중휴식처가 된다. 특히 최고 17m의 전망발코니가 4곳에 설치돼 서울 전경을 파노라마식으로 조망하고 직경 60㎝의 강화유리 바닥판이 설치된 3곳에서는 기차와 자동차가 지나가는 모습을 내려다보는 짜릿한 경험도 할 수 있다.
‘서울역 7017 프로젝트’(서울역고가 공원화사업)가 내년 4월 준공된 이후 서울역고가와 주변 보행길의 달라진 모습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설명회를 열어 ‘서울역 7017 프로젝트’ 기본설계안을 발표하고,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보행길 조성공사에 앞서 시민안전을 위해 교량 보수·보강 공사를 3월부터 시작한다. 고가 바닥판 29경간 중 20경간(516m)은 철거하고 거더(고가를 떠받치는 보) 및 교각은 현재 13t인 통행하중을 21t 이상으로 보강해 다시 사용한다. 재설치하는 바닥판은 안전하고 신속한 시공을 위해 공장에서 콘크리트 바닥판을 미리 제작하는 ‘프리캐스트’ 방식으로 조달해 현장에서 조립하게 된다. 안전등급 E등급인 받침장치 264개는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면진받침으로 전면 교체한다.
보행길의 경우 서울역고가에서 엘리베이터 6기, 에스컬레이터 1기, 직통계단 3개, 브리지 2개 등을 통해 7개 방향(회현역, 한양도성, 주변건물, 퇴계로 교통섬, 서울역광장, 청파동, 중림동)으로 총 17개 보행길이 연결되도록 설계됐다.
고가 상부 보행길 폭은 2.5∼3.5m이며 고가 난간은 투신자살, 투척 등 안전사고에 대비해 철도 통과구간은 3m, 그 외 차량 통과구간은 1.4m 높이로 설치된다.
또 서울에 살고 있는 식생 중 인공지반에서 자랄 수 있는 49과 186종의 수목을 선정, 73개 종류의 총 656개 원형 화분에 식재하고 식물 ‘과’의 한글이름에 따라 ‘가나다라’ 순으로 배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서울역과 일대 4개 권역(중림동, 회현동, 서계동, 공덕동), 남대문시장을 아우르는 도시재생사업을 올해부터 본격 추진한다. 이를 위해 올해 545억원을 시작으로 2018년까지 총 1469억원이 투입된다. 시는 새롭게 변신할 서울역고가를 미리 엿볼 수 있는 ‘서울역 7017 인포가든’을 오는 4월 서울광장에 설치할 예정이다.
한편 시는 서울역 롯데마트가 내년 12월 계약이 만료되는 점을 고려해 서울역 광장과 북부역세권 개발을 포함한 마스터플랜을 마련, 코레일과 적극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서울역고가 이렇게 바뀐다] 17개 길 통해 올라 광장·정원·카페 ‘공중의 산책’
입력 2016-02-01 2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