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가 주장하는 ‘대구·경북(TK) 물갈이론’의 중심에 놓인 유승민(사진) 의원이 1일 20대 총선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봄이 곧 올 겁니다’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유 의원은 대구 동구선거관리위원회에 총선 예비후보로 등록한 뒤 페이스북에 “거리에서, 시장에서 주민들의 손을 잡으면서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의 무거움을 절감하고 있다”고 썼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은 유 의원이 지난해 7월 ‘국회법 개정안 사태’ 여파로 원내대표직을 사퇴했을 때 했던 말이다. 당시 그는 사퇴 회견문에서 “진작 던졌을 원내대표 자리를 끝내 던지지 않았던 것은 제가 지키고 싶었던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저의 정치생명을 걸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우리 헌법 1조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고 했다.
유 의원은 또 “봄이 곧 올 겁니다. 늘 건강하세요”라는 말로 글을 마쳤다. 당 안팎에선 유 의원이 ‘봄’을 언급한 것은 ‘약자’ 또는 ‘피해자’ 프레임을 이어가겠다는 뜻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친박 핵심인 최경환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의 뒷다리를 잡았다”며 자신을 직접 공격하고 나서자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지켜달라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한 모양새라는 것이다.
유 의원 측근인 이종훈 의원도 이날 경기도 분당갑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 의원은 출마의 글을 통해 “유승민 의원과 같은 길을 걸은 것도 국민의 뜻을 먼저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그건 의리의 문제가 아니라 가치의 문제였다. 그러기에 줄 서려 하지 않았고, 눈치 보지 않을 수 있었다”고 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봄이 곧 올 겁니다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유승민 의원, 예비후보 등록
입력 2016-02-01 2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