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지하디 존’ 출현?… 불어 쓰는 백인, 인질살해

입력 2016-02-01 20:41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새로 공개한 동영상에 프랑스어를 구사하는 백인 조직원이 나와 9·11 이상의 테러를 저지르겠다며 위협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복면을 썼지만 금발의 머리카락과 흰 피부가 드러난 이 남성(사진)은 간첩 혐의를 받는 인질의 머리를 총으로 쏜 뒤 “적들은 이제 미국 9·11테러와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 테러를 잊게 될 것”이라며 두 테러보다 더 어마어마한 테러를 저지르겠다고 협박했다.

그 주변에는 다른 조직원 4명이 각 한 명씩의 인질을 처형하는 장면도 담겼다. 처형된 5명의 인질은 모두 아랍어를 썼다.

이 백인 남성은 이어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를 번갈아 구사하면서 “IS가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중세 이슬람 왕국 알안달루스를 부활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알안달루스는 8∼15세기 코르도바를 중심으로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 이베리아 반도 일대에서 번성한 이슬람 국가를 뜻한다.

가디언은 이 영상이 북부 이라크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프랑스 출신의 IS 가담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 11월 IS에 참수당한 미국인 구호활동가 피터 캐식(당시 26세)의 시신을 보여주는 영상에 노르망디 출신 프랑스인으로 17세 때 개종한 뒤 극단주의에 물든 막심 오샤르(24)가 등장하기도 했다.

앞서 IS는 외국인 인질을 참수하는 영상에서 ‘지하디 존’으로 악명 높은 영국인 IS 대원 무함마드 엠와지가 지난해 11월 무인기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때문에 이 새로운 백인 남성이 또 다른 ‘지하디 존’으로 활약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